‘독한야구 선언’ 손아섭 “포스팅 실패? 나에겐 큰 동기부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3.09 12: 32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8)이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팅 무응찰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포스팅 실패가 손아섭 본인에게는 자극제이자 큰 동기부여가 됐다는 성숙한 마음가짐을 내비쳤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7시즌을 채우면서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에 응찰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11월 말, 롯데 구단의 도움으로 포스팅에 도전했지만 30개 구단 모두 손아섭을 외면했다.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참가한 뒤 4주 기초 군사 훈련을 받는 중 포스팅 무응찰 소식을 들은 손아섭은 침묵했다.
약 4개월 만에 손아섭은 취재진 앞에 섰다. 9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KBO리그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앞서 그동안 숨겨왔던 심경들을 전했다.

손아섭은 그동안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도전 실패에 대한 변명을 하고 싶지 않았다.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다”면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저는 롯데 소속이기 때문에 시그러워지는 것이 싫어서 인터뷰를 자제했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기초군사훈련 도중 포스팅 무응찰의 소식을 들었다. 당시 심경에 대해 “소식을 듣는 순간 허무한 것이 있었다. 그렇다고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그러나 당시의 충격이 오히려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동기부여를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손아섭은 “제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잘된 것 같다. 준비가 안 된 부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제 2시즌만 더 지나면 완전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제약 없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 먼저였다. 그는 “해외 진출은 이제 먼 얘기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고 KBO 리그에서 먼저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한편 손아섭은 기초 군사 훈련을 마치고 개인 훈련 도중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스프링캠프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재활에 전념했다. 현재는 거의 100% 회복된 상황. 전날(7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는 괜찮다”면서 “아직 몸이 무거운 감이 있다. 스윙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러닝과 추가 훈련을 통해서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계획을 전했다.
손아섭의 올 시즌 테마는 ‘독한 야구’다. 그는 “올해는 상대방에게 타석이나 누상에서 까다로운 선수가 되고 싶다. 타석에서는 독하게 투수들을 물고 늘어지고 주자로 나가서도 투수나 내야수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어서 “제가 전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야구 선수는 야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올해는 144경기 전 경기 나가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손아섭은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올해는 시범경기와 포스트시즌을 모두 합쳐서 150~160경기를 목표로 임할 것이다”며 웃었다. /jhrae@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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