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1일만의 등판' 곽정철, 돌직구 살아있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3.09 14: 38

돌직구는 살아있었다. 돌아온 곽정철(30.KIA)이 5년만의 실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곽정철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프로야구 LG와의 시범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투구성적은 1⅓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지난 2011년 6월 3일 문학 SK전 이후 1741일만의 실전 등판에서 희망을 안긴 투구를 했다. 
등판시점이 위기상황이었다. 0-2로 뒤진 4회초 2사 만루였다. 선발투수 김윤동에게서 바통을 이은 곽정철은 마운드에 올라 3번타자 이천웅을 142km짜리 직구를 뿌렸다. 이천웅이 방망이를 돌렸으나 막혔고 포수 백용환이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곽정철은 첫 타자 서상우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144km짜리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채은성은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뒤 다시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용의는 볼넷을 내줬지만  양석환을 1루 땅볼로 유도하고 등판을 마쳤다.
5년만의 1군 등판인데도 예전의 존재감을 그대로 보였다. 위기인데도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140km대 중반의 구속을 유지했고 힘이 실린 특유의 돌직구를 선보였다. 최고구속은 147km를 기록했다. 변화구는 슬라이더만 던졌다. 올시즌 불펜의 새로운 전력으로 희망을 보인 투구였다. 
곽정철은 2009년과 2010년 주력 필승조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1년 우측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그 해 9월 뼈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이어 연골정리 수술을 받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으나 2014년 2월 왼쪽 무릎 반월상 연골제거술, 오른쪽 무릎 원판형 연골 성형술을 받는 등 부상과 악전고투를 했다. 
작년 2군에서 29경기에 등판하면서 복귀를 위한 예열과정을 거쳤다. 지난 2월 대만 2군 실전에서 8경기에 출전해 8⅔이닝 7피안타 2피홈런 10탈삼진 7사사구 4실점, 평균자책점 4.15을 기록했다. 귀국후 곧바로 시범경기조에 부름을 받고 동료들과 훈련을 펼쳤다.
경기후 곽정철은 눈물을 글썽이며 "역시 1군 마운드가 달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그동안 재활 시간이 길어서인지 오늘이 정말 기다렸다. 2군에 있는 동안 전력분석팀에서 내가 좋았을 때 좋지 않았을 때 영상보여주면서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등판에서 생각하고 훈련한대로만 던지려고 했는데 괜찮았다. 그동안 해왔던대로 훈련을 소화하겠다. 오늘 공을 던져보니 아직 포수가 원하는 곳으로 공이 들어가지 않아 앞으로 제구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덧붙였다./sunny@osen.co.kr
[사진]광주=백승철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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