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가 확 달라졌다. 전날 2실점에 이어 이날은 1실점으로 막았다. 20대 초중반 젊은 투수들을 앞세운 성과로 더욱 의미 있다.
한화는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시범경기를 3-1 승리로 장식했다. 전날 김용주(3이닝 1실점) 장민재(2이닝 무실점) 김범수(2이닝 무실점) 등 젊은 투수들의 호투로 2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은 한화는 이날도 넥센 타선을 1득점으로 봉쇄했다.
첫 스타트는 신인 사이드암 김재영이 끊었다. 서울고-홍익대 출신으로 2016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재영은 고치·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성근 감독에게 집중 지도를 받으며 1군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다. 캠프 연습경기에서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등판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을 선발로 치렀다. 결과는 5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 승리투수. 볼넷 5개를 허용하며 불안한 제구력을 보였지만, 한 점도 주지 않는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사이드암으로서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이날 김재영은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끊임없이 위기가 찾아왔다. 1회 1사 1루, 2회 무사 1루, 3회 무사 1루, 4회 2사 1루에서 후속 타자들을 침착하게 범타 처리한 김재영은 5회 볼넷 3개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박정음-박윤을 연속 삼진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총 투구수는 96개로 스트라이크 51개, 볼 36개. 제구가 안 돼 5개의 볼넷을 허용한 게 흠이었지만 고비 때마다 삼진 4개를 뺏어냈다. 최고 144km 속구(62개) 중심으로 포크볼(34개)을 효과 적절하게 구사했다. 선발로서 길게 던질 수 있는 능력까지 보여주며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잘 뀄다.
김재영에 이어 올라온 좌완 김경태도 2이닝 1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6회 첫 이닝에는 안타와 몸에 맞는 볼 그리고 폭투로 2사 1,3루 위기가 있었지만 장시윤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없이 막았다. 7회에는 송성문을 헛스윙 삼진, 고종욱을 루킹 삼진 돌려수에며 삼자범퇴했다.
2010년 7라운드 전체 5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스리쿼터로 까다로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지저분한 공이 강점이다. 1군 캠프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2군에서 착실히 준비하며 시범경기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이어 8회 올라온 사이드암 정재원이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3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1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9회 마지막에 올라온 심수창이 1실점하며 영봉승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아직 주력 투수들이 등판하지 않은 상황, 2경기 3실점으로 막고 있는 한화 마운드의 변신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