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보이면 뛰었다.
LG는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젊음 야수들을 앞세운 스피드 야구를 선보여 3-0으로 첫 승을 따냈다. 스프링캠프에서 심혈을 기울여온 발야구를 실험했는데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보였다.
눈에 띠는 것은 LG의 발이었다. 초반부터 줄기차게 뛰었다. 1회초 톱타자 정주현이 볼넷을 얻어 도루를 시도했다. 스타트가 빨랐지만 상대 포수 백용환의 송구가 워낙 정확한 탓에 아웃됐다.

2회도 스피드 야구를 테스트했다. 서상우가 우익수 옆 2루타를 터트렸다. 채은성 우익수 파울플라이, 김용의 삼진으로 물러나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양석환이 볼넷을 골라내자 1,3루에서 더블스틸을 감행했다. 3루 주자의 움직임을 막지 못하고 뒤늦게 2루로 송구한 상대 포수의 판단실수도 있다. 그러나 3루주자 서상우가 잽싸게 홈을 파고들어 첫 득점을 올렸다.
4회 득점 기제도 발이었다. 볼넷으로 출루한 김용의가 1사후 유강남의 타구가 2루수, 중견수, 우익수의 삼각지점에 떨어진 틈을 타 홈까지 질주했다. 쉽게 홈까지 파고들 수 없는 타구였다. 상대수비수의 느슨한 플레이도 있었지만 빈틈을 노리지 않는 주루플레이가 돋보였다.
김용의는 5회 2사후에도 볼넷을 골라내고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7회에서도 적시타를 치고 1루를 밟은 뒤 곧바로 2루로 뛰었다. 상대 1루수가 견제구를 잡고 놓치는 실수도 있었지만 경기내내 LG는 뛰는 야구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LG는 작년 653점에 그쳐 10개팀 가운데 9위에 그쳤다. 드넓은 잠실구장에서는 홈런으로 득점을 증강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빠른 야구를 선택했다. 빠르고 역동적인 야구를 펼치려는 양 감독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작년 도루는 113개로 5위. 올해는 도루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감독은 "젊고 빠른 선수들이 많은 만큼 올해는 뛰는 야구에 주력하겠다. 그래야 득점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스피드 야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sunny@osen.co.kr
[사진]광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