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박희수-손승락, 급박 상황 예비 체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09 15: 59

롯데와 SK의 마무리로 거론되는 손승락(롯데)과 박희수(SK)가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다소간 고전했다. 다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체험했다는 측면에서 시즌 준비에 해가 될 것은 아니었다.
롯데는 9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SK와의 경기에서 9회 터진 김주현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전날 3-6으로 뒤진 9회 3점을 쫓아가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롯데는 이날도 막판 뒷심을 과시하며 1승1무로 2연전을 마무리했다.
관심을 모은 것은 박희수와 손승락의 등판. 두 선수는 올 시즌 팀의 마무리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4년간 60억 원의 FA 계약을 맺으며 롯데에 입단한 손승락은 지난해 팀의 고질병이었던 불펜 문제를 지울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보여준 실적은 확실한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박희수는 정우람(한화) 윤길현(롯데)이 떠난 SK 불펜에서 마무리 후보 0순위다. 몸 상태만 정상이라면 역시 최정상급 마무리다.

먼저 등판한 선수는 박희수였다. 0-2로 뒤진 8회 5번째 투수로 나섰다. 세이브 요건은 아니었지만 긴장감 있는 승부가 이어졌다.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었다. 선두 강동수에게 볼넷을 내줬고 김문호에게는 1B-2S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손용석의 희생번트로 1사 1,2루가 된 상황에서는 박헌도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다. 
제구가 다소 좋지 않은 상황에서 1사 만루라는, 시즌에 경험할 법한 긴장감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마무리투수라고 해서 항상 좋은 컨디션서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제구난에 언제든지 주자가 쌓일 가능성이 높고, 혹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올 때도 있다. 박희수는 첫 경기부터 이런 상황을 체감했다.
그러나 박희수의 심장은 여전히 강했다. 한 방이 있는 최준석을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포심과 투심으로 최준석의 히팅 존을 흐트려놓은 박희수는 5구째 몸쪽 꽉찬 빠른 공으로 최준석을 얼어붙게 했다. 이어 김상호는 투심패스트볼로 2루수 땅볼을 유도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역시 박희수는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갈 능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2-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손승락은 수비 실책에 의한 위기라는, 역시 시즌 중 있을 법한 상황을 맞이했다. 세이브 상황에서의 긴장감은 투수는 물론 야수도 마찬가지다. 결정적 실책이 마무리투수의 어깨를 짓누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이겨내야 진짜 마무리투수로 공인받을 수 있다. 손승락은 이런 경우를 미리 맞이했다.
선두 대타 김강민을 삼진으로 처리한 손승락은 김재현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다. 김재현의 발이 워낙 빠르기는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측면은 있었다. 이어 이재원을 2루수 방면 병살타 코스로 유도했으나 2루수 실책으로 경기가 끝날 법한 상황이 1사 1,2루가 됐다. 
손승락은 결국 유서준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는 정의윤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동점을 내줬다. 그러나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장타를 맞지 않았다는 점은 손승락의 공에 힘이 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마무리투수는 극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경기 막판 벌어질 변수가 수없이 많다. 두 선수 모두 결과가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시범경기에서 이런 상황을 경험해본 것은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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