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전주 KCC)의 존재감은 한 명의 선수 이상의 것이었다. 안양 KGC가 주눅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추승균 감독이 이끄는 KCC는 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PO 2차전 KGC와 홈경기에서 99-88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도 22점차로 완벽한 승리를 차지했던 KCC는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1승만 남겨두게 됐다.
하승진은 KCC의 완승 주역 중 한 명이다. 하승진은 14득점 16리바운드로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하승진의 활약에 KCC는 KGC를 압도하고 2연승을 달렸다.

하승진은 골밑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골밑 돌파를 저지하는 것은 물론 공이 림을 맞고 나오면 모두 잡아냈다. KGC는 하승진이 버티는 골밑으로 파고들지 못했다. 찰스 로드가 2쿼터 초반 호기롭게 골밑으로 들어갔지만, 하승진의 블록에 걸려 고개를 떨궈야 했다.
경기 전 KGC 김승기 감독은 "안으로 들어가도 공격이 되지도 않는다"며 하승진 때문에 인사이드 공략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나마 리바운드 싸움에서라도 힘을 얻기 위해 "오늘은 속공이 없다. 모든 선수가 리바운드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하승진의 골밑 존재감은 수비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하승진은 이날 1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는데, 그 중 공격 리바운드가 7개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골밑을 지배한 하승진 덕분에 KCC는 마음껏 슛을 던졌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