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 유도형’ 손승락, 롯데 내야와 궁합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3.10 06: 21

내야 수비 실책으로 블론세이브
'땅볼 유도형' 소방수와 내야진의 궁합 중요
롯데 자이언츠가 심혈을 기울여서 데려온 마무리, 손승락의 시범경기 첫 등판이 마무리 됐다. 모두가 기대했던 결과는 아니었다. 거인의 클로저로서 손승락의 연착륙은 내야 수비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확인했다.

손승락은 9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롯데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0으로 앞선 9회초, 세이브 상황에서 손승락이 당당하게 마운드를 걸어왔다. 첫 타자였던 김강민을 묵직한 빠른공으로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김재현을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내보냈다. 이후 이재원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이번엔 2루수 강동수의 포구 실책으로 누상의 주자를 늘렸다. 제대로 처리했다면 병살타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타구였다.
결국 불어난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아 동점을 헌납했다. 9회초 1사 1,2루에서 맞이한 유서준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정의윤에 중견수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하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9회말 김주현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두며 손승락은 승리 투수가 됐다.
손승락의 시범 경기 첫 등판은 찜찜했다. 잡아야 할 주자들이 수비 실책으로 살아나면서 손승락에게 부담을 안겼다. 하지만 2실점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결과는 나빴지만 내용은 괜찮았다. 이날 손승락은 19개의 공을 던지며 16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13개를 던진 빠른공은 143~146km 사이에서 형성됐다. 커터(3개), 커브(2개), 포크볼(1개)를 섞어 던졌다.
구위는 위력적이었고 공격적으로 타자들을 상대해 나갔다. 정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서준에게 맞은 적시타도 방망이가 부러졌다. 조원우 감독은 경기 후 "투수진은 전체적으로 좋았다"며 손승락의 블론세이브에 특별히 개의치 않았고 손승락 역시 "전체적인 몸 상태와 밸런스는 좋은 편이었다"고 등판을 평가했다. 
특히 손승락은 이날 땅볼 타구들을 주로 생산했다. 이는 손승락의 투구 성향과 연관이 있다. 또한 앞으로 손승락이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연착륙 하기 위해선 어떤 점을 경계해야 할 부분이 어딘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단 손승락은 철저한 ‘땅꾼’이다. 땅볼 유도형 투수다. 빠른공과 커터 위주의 볼배합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조금씩 빗겨가게 만든다.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등장한 2010년 땅볼/뜬공 비율은 2.58로 굉장히 높았지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1.40 안팎을 기록했다. 그러다 2014년 땅볼/뜬공 비율은 1.73으로 현저히 높아졌고 지난 시즌의 경우 1,90까지 올라갔다. 뜬공 보다 약 2배 가까이 땅볼을 유도하는 완벽한 땅볼 유도형 투수로 거듭났다.
즉 손승락이 마운드에 있을 때는 내야수들이 조금 더 경각심을 갖고 움직이면서 손승락을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경기가 접전인 급박한 상황에서 주자들이 누상에 있을 때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많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과 같은 유형의 투수에게 내야진의 도움은 절대적이고 불가분의 관계다.
지난해 롯데의 내야 수비력은 하위권 수준이었다. 그리고 손승락의 공식 경기 첫 등판에서 내야진과의 궁합은 썩 좋지 못했다. 과연 올해 손승락과 롯데의 내야 수비가 시너지를 발휘할지, 아니면 정 반대의 상극으로 남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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