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닮은꼴 후배 이창열과 동거
"챙겨주고 싶은 후배, 많이 늘었다"
"어제 저녁? 창열이랑 집에서 같이 먹었지".

한화 캡틴 정근우(34)의 대전 집에 새 식구가 생겼다. 9살이나 어린 팀 후배 이창열(25)이 그 주인공이다. 같은 2루수 포지션으로 작은 키에도 단단한 플레이를 펼치는 게 닮았다. 이창열은 데뷔 때부터 정근우를 롤모델로 삼고 있고, 정근우는 자신을 쏙 빼닮은 이창열을 누구보다 아낀다.
그런 두 사람이 최근 정근우의 대전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정근우는 "창열이가 8일부터 우리 집에 들어왔다. 원래는 대전에 구단에서 제공하는 숙소가 있는데 방이 모자라서 우리 집에 오라고 했다. 창열이가 나를 많이 따라서 그런지 챙겨주고 싶은 내 사람이다"고 웃어보였다.
신일고-건국대 출신으로 2014년 2차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우투좌타 내야수 이창열은 주로 2군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이번 캠프에서 기량이 많이 늘었다. 참 열심히 하는 아이"라고 애정을 보일 정도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정근우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그는 "확실히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 수비하는 스텝이랑 공을 잡는 여유가 생겼고, 방망이 쪽에서도 어느 정도 타이밍을 잡는 부분이라든지 스윙 궤도도 좋아졌다. 이제 야구를 알고 하는 느낌이 든다"며 아끼는 후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창열 역시 "평소 친하게 지내지만 내가 해이해진 모습을 보일 때 혼도 내신다. 조언을 구하기 위해 근우 선배 방을 여러 번 찾아갔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서로 장난을 치는 사이이지만 야구장에 있을 때에는 진지한 조언도 해준다. 정근우는 "주전이든 백업이든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경기 후반에 나오는 만큼 타석에 서면 무조건 안타를 쳐야 하고, 실책도 하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뛰기도 해야 한다. '너를 어필할 수 있는 것을 만들라'는 조언을 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구장 밖에서는 야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집에서는 야구 얘기를 일부러 안 한다. 따로 불러서 얘기하면 결국 단점을 많이 말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조언을 해줄 때도 내가 먼저 말하는 것보다 물어 와줄 때 해준다"며 배려를 강조했다.
정근우는 "창열이가 내 집에 와줘서 고맙다. 첫 날 오자마자 '와, 이게 사람 사는 데야?'라며 자기가 알아서 막 청소하더라"며 웃은 뒤 "창열이가 대전에 있는 한 같이 지낼 것이다"고 애정을 표했다. 이창열이 치열한 1군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 정근우와 동거를 시즌 내내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