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이대호, “이제 시작...훨씬 더 올라갈 것”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3.10 18: 07

“이대호 야구의 정점? 아직 멀었다. 이제 막 시작했다. 앞으로 훨씬 더 올라갈 것이다.”
‘빅보이’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메이저리그 도전에 임하는 심정을 전했다. 지금까지 개막전 로스터 진입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방심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을 마친 후 이대호와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이대호와 일문일답.
-드디어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한국 혹은 일본 투수들의 차이점이 있나?

▲ “지금은 에이스급 투수들은 거의 안 나오고 있다. 한국도 그렇지만 지금은 젊은 선수나 1, 2군을 왔다갔다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3월 20일이 넘어가면 에이스급들이 나온다고 알고 있다. 나 역시 페이스를 점점 더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꾸준히 투수의 공을 보면서 감을 잡고 좋은 공을 치려고 한다.”
-아무래도 시범경기부터 신경 써야 하니까 예전보다 페이스를 빨리 올린 것 같다.
▲“페이스를 빨리 올렸다. 예전이었음 이제부터 한 타석씩 나오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그래서 올해는 일찍부터 운동을 열심히 했다. 서둘러서 이번 시범경기 기간을 준비했다.”
-항상 팀의 주축이었고, 중심타자였다. 시범경기 기간에 내부경쟁을 하고 있는 이런 상황이 많이 낯설 것 같다.
▲“많이 낯선 게 사실이다. 솔직히 지난 몇 년 동안 시범경기에선 다치지 않은 게 가장 중요했다. 부상을 피해야한다고 생각하다보니 집중도 제대로 못 했었다. 지금은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뛰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항상 집중하려고 한다.”
-옛날에 롯데에서 주전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던 신예시절 생각도 많이 날 것 같다. 
▲“내 생각엔 예전에 신인 때보다 지금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물론 그때 생각도 많이 난다,” 
-어제 경기에선 수비에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이빙캐치하는 모습도 나왔다. 스캇 서비스 감독도 이대호의 수비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수비에서 욕심을 내고 있다. 여기 올 때 수비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때문에 어제도 시범경기였지만 이 악물고 다이빙캐치했다. 나는 지금 뭐든 보여줘야 한다. 보여줘야 살아남으니까 이 악물고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 
-일본에서 지명타자로 자주 출장한 것은 팀 사정 때문이었나?
▲“그렇다. 팀에 좋은 1루수도 있고 타격에 더 신경써달라는 팀의 의사도 있었다. 그래도 작년에 50, 60경기 1루수로 나왔다. 사실 나는 수비에 나가든 안 나가든 타격에 지장을 받는 스타일은 아니다.” 
-일본에서 보낸 4년이 지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도움이 분명히 되고 있다. 일본도 한국과 가깝지만 그래도 외국이다. 일본서도 향수병을 느꼈다. 미국도 그렇다. 모든 사람들을 다 처음 보니까 힘든 점이 있다. 대화가 잘 되면 더 빨리 친해질 텐데 대화가 안 되니 답답한 느낌도 받는다.” 
-박병호 선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이 확실히 더 빠르고 많이 움직인다고 하더라. 이대호 선수는 어떻게 느끼고 있나?
▲“나는 지난 4년 동안 일본에서 이런 공에 많이 적응이 된 것 같다. 일본 투수들도 슈트나 커트를 많이 던진다. 공이 깨끗하지 않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메이저리그 투수라고 더 공이 지저분하다고 느끼지는 않고 있다. 일본도 요즘에는 정말 지저분하게 던진다. 손가락 장난을 많이 한다. 깨끗하게 오는 공이 없다. 물론 내가 4년 동안 한국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 한국 투수들이 어떤지는 몰겠다. 그래도 일본에서의 4년이 내 기량을 올리는 데 많이 도움이 됐다. 4번 타자 혹은 5번 타자로 뛰면서 상대 투수들이 견제도 많이 했고 쉽게 승부도 안 걸었다.  그러다보니 선구안도 생겼다. 야구가 많이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도전장은 던지는 심정으로 미국에 왔다. 꿈 하나만을 바라보고 온 만큼 많든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다. 지금까지 목표을 향해 잘 가고 있는 것 같나?
▲“생각하고 있는 만큼 잘 되고 있다. 일단 안 아프면서 잘 하고 있으니까 기분이 좋다.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시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내 꿈도 있지만 팬분들도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잘 하는 모습을 보길 원하신다. 팬들께서 올 한 해 동안 기분 좋게 출근하도록 해드리고 싶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이미 개막전 25인 로스터 진입이 약속됐다는 말도 있다. 시애틀에서 사는 것을 염두에 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나는 지금 시애틀 팀에 왔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시애틀에서 살아야 한다.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와는 상관없다. 올해 계속 미국에 있어야하기 때문에 집을 찾는 것이다. 가족도 있는데 호텔에만 계속 있을 수는 없지 않나. 로스터 진입과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다.”
-아직 시범경기 초반이지만 이대로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주전자리가 서서히 보이는 것 같나?
▲“아직 모르겠다. 확 튄다고 주전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잘 봐주시면 (개막전 로스터) 들어가는 것이라고 본다.
-아까 일본에서 보낸 4년을 통해 기량이 향상됐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면 더 기량이 향상될 수 있다고 봐야할까? 이대호 야구의 정점은 어디인가?
▲“이대호 야구의 정점? 아직 멀었다. 이제 막 시작했다. 앞으로 훨씬 더 올라갈 것이다.”
한편 이대호는 이날 캔자스시티전에 교체 출장, 8회말 팀의 승기를 가져오는 중전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로써 이대호는 시범경기 기간 성적 8타수 3안타(1홈런) 타율 3할7푼5리 2타점 2볼넷 OPS 1.250을 기록 중이다. / drjose7@osen.co.kr
[사진] 피오리아(애리조나)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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