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리면 부모와 자녀가 차를 타고 나들이 갈 일이 많아진다. 차에 오르면 통상적으로 자리는 정해져 있다. 아빠가 운전을 하고, 엄마가 동승자석에 앉으며 뒷자리는 아이들 차지가 된다. 뒷자리 중 어느 곳에 앉혀야 되는 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
그런데 최근 뒷자리도 사고 시 앞자리에 비해 안전이 더 보장 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 안전하다고 주로 아이들을 앉히는데, 그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바로 앞좌석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블로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 소비자단체인 ‘자동차 안전센터(the Center for Auto Safety)’가 연방 정부에 자동차 사고 시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통 사고 발생 시 뒷좌석에 앉은 어린이들이 치명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근거로 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다.

부모들이 앞 좌석에 어린이를 앉히지 않는 이유는 교통사고 발생 시 에어백 전개에 의한 2차 부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앉은 키가 충분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에어백이 터졌을 때 목과 머리에 치명적인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런데 에어백 2차사고를 피해서 간 뒷좌석도 생각만큼 안전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 되고 있다. ‘사람이 앉아 있는’ 앞좌석의 등받이에 의한 2차 사고 때문이다. ‘자동차 안전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90년에서 2014년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중 승객이 앉은 앞좌석에 의해 뒷좌석 어린이가 사망한 사고가 900건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는 후방추돌 사고 시 앞좌석이 뒷좌석으로 밀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900건에 이르는 어린이 사망사고는 시속 48km(30마일) 이상의 속도로 달리던 차가 후방추돌 사고를 일으켰을 때, 앞 좌석이 뒷좌석을 덮치면서 발생했다고 ‘자동차 안전 센터’는 밝히고 있다. 자동차 안전 센터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 관리국(NHTSA)’에 앞좌석에 의한 어린이 사망사고에 대한 별도의 조사도 요청해 둔 상태다.
자동차 안전 센터가 자동차 제조사들과 관리 당국에 요구하는 것은 앞좌석이 외부 충격에 버틸 수 있도록 대폭 강화 된 기준마련이다. 앞 좌석 자체 무게의 20배, 승객 체중의 20배는 견뎌야 한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새로운 기준이 마련 되고, 그 기준을 충족시키는 차가 나오기 전까지 자동차 이용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운전자와 어린이 1명이 탈 경우 어린이는 되도록 앞자리가 비어 있는 쪽의 뒷좌석에 앉히는 게 맞다. 운전자 바로 뒤보다는 대각선 방향의 자리가 좋다고 한다.
앞 좌석에 2명의 어른이 앉았을 경우에는 체중이 덜 나가는 쪽 뒤에 어린이를 앉혀야 한다. 아빠가 운전하고 엄마가 동승석에 앉았을 경우에는 엄마 뒷자리, 엄마가 운전하고 아빠가 동승석일 경우에도 엄마 뒷자리, 만약 엄마가 아빠보다 체중이 더 나간다면 아빠 뒷자리가 아이의 자리가 되는 셈이다.
엄마 아빠, 그리고 2명의 자녀가 탔을 경우에는 고민의 여지가 없다. 물론 이 모든 경우에서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기본 전제다. /100c@osen.co.kr
[사진] 독일의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