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지만 다시 시작해야죠."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일본 오사카서 끝난 2016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4위로 마감하며 본선행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북한, 일본과 비기며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힘과 높이를 앞세운 호주, 중국에 잇따라 패하며 본선행이 좌절됐다.

윤덕여 감독도 입국 인터뷰서 "여자 축구도 점점 남성화 되는 추세다. 기술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힘과 높이,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격수 전가을(웨스턴 뉴욕 플래시)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전가을은 이번 대회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베트남전 1골을 기록하는 등 활약했다.
전가을은 "(힘을 누를 수 있도록) 더 날쌔져야죠"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부딪히기 전에 압도적인 스피드로 힘을 이겨내겠다는 심산이다. 그는 "미국에서 뛰며 더 깨져봐야 한다. 이번에 맞붙었던 호주 선수 한 명도 최근 우리팀 이적을 확정지었다"라며 어제의 적을 동지로 반겼다.
전가을은 애써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아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는 특히 더 허무한 것 같다. 여자 축구는 이제 대회가 없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가슴 뛰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전가을은 "다시 시작해야죠"라며 밝은 모습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갔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