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삼성의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에 큰 공을 세웠던 최형우(외야수)가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하는 등 4번 타자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지난해까지 삼성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던 박석민(NC)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의 동시 이탈 속에 장타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만큼 최형우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진 게 사실. 최형우는 파괴력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9일 마산 NC전서 7-1로 크게 앞선 4회 2사 2,3루서 좌완 손정욱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시범경기 첫 아치를 쏘아 올린 최형우는 10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4회 우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최형우는 1-0으로 앞선 4회 무사 주자없는 가운데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두 번째 투수 차재용의 3구째 직구(134km)를 그대로 잡아 당겨 오른쪽 펜스 밖으로 보내 버렸다. 비거리는 120m.
3-3으로 맞선 삼성의 5회초 공격. 선두 타자 박해민이 삼진 아웃으로 물러난 뒤 아롬 발디리스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곧이어 최형우가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최형우는 대주자 이영욱과 교체됐다. 삼성은 이후 대타 성의준의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배영섭이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 6-3으로 뒤집었다. 삼성은 최형우의 선제 솔로포에 힘입어 10-5로 승리를 거뒀다.
"개인적으로 준비 과정은 만족스럽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최형우. 이틀 연속 무력 시위를 벌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목표는 단 하나 뿐이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떨쳐내는 게 유일한 바람이다. 4번 타자로서 준우승의 아쉬움을 떨쳐내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what@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