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상대로는 무리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두는 것이 낫겠다."
유창혁 9단은 1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국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이날 유 9단은 알파고의 바둑 스타일을 지켜보면서 "알파고는 전투력이 세다. 수읽기가 날카롭고 급소를 찾아내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알파고의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지자 "확실히 날카롭다. 저런 건 이세돌 9단이 잘두는 바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인 형세 판단은 약하지만 부분적인 접전이나 수읽기는 상당히 강하고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 9단은 "오늘 경기 끝나고 3국에서는 좀더 무리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두는 것이 낫겠다"고 이세돌 9단에 조언한 후 "알파고는 이상한 수도 많이 나오지만 깜짝 놀랄 만한 예상치 못한 수도 많이 나온다. 업그레이드 하면 좋아지겠지만 알파고의 단점을 잘알고 두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유 9단은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했다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상식적이지 않지만 의미가 있는 수읽기다. 프로 기보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수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유 9단은 이세돌 9단이 충격패한 전날 경기에 대해 "대국이 끝난 후 아마추어들도 기보를 많이 봤을 것이다. 나는 연구를 잘 안하는데 나도 어제 해봤다. 의외로 실수도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 알파고의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알파고의 구체적인 실력에 대해서는 "랭킹을 말하긴 그렇지만 최강자 그룹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나 뿐 아니라 많은 프로기사들이 말하길 이세돌 9단보다는 약한 급이라고 많이 이야기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유창혁 9단(오른쪽)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