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젊은 좌완 투수 차재용(20)이 시범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으로 좌타자 스페셜리스트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차재용은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박세웅에 이은 팀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하지만 차재용에겐 호된 기억으로 남을 시범경기 등판을 마쳤다. 2이닝 동안 5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팀의 5-10 패배를 막지 못했다.
차재용은 0-1로 뒤진 4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최형우, 이승엽, 백상원 등 좌타자들로 이뤄진 타선에 배치됐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서의 활용도를 시범하려는 롯데 벤치의 의도로 보였다.

그러나 차재용은 시작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134km 몸쪽 밋밋한 빠른공을 던지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에도 마찬가지. 이승엽을 삼진 처리했지만 백상원과 배영섭에 연속 안타, 이흥련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이후 김상수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2실점했다. 하지만 구자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롯데 타선은 차재용에 힘을 불어넣었다. 4회말 공격에서 3점을 곧장 만회했다. 하지만 차재용의 5회 역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좌타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1사후 발디리스에 좌전 안타, 최형우에 우익 선상 2루타를 허용해 1사 2,3루에 다시몰렸다.
이승엽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위기는 계속됐다. 대타 성의준을 초구에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배영섭에 좌중간 싹쓸이 2루타를 얻어맞았다. 결국 차재용은 마운드에서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차재용은 총 14타자를 상대했고 그 가운데 절반인 7명의 좌타자를 상대했고 홈런 포함 3개의 안타를 내줬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서 임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지명된 차재용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조원우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젊은 좌완 투수였다. 스프링캠프 동안 진행된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총 5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1.80(6이닝 1실점) 3피안타 4사구 3개 3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했다.
강영식과 이명우를 제외하곤 마땅한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없는 롯데 입장에선 차재용과 같은 젊은 좌완 투수의 발굴이 필요했다. 그런 가운데 차재용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기대치가 높아져 있는 가운데서 가진 차재용의 시범경기 첫 번째 등판은 좋은 기억으로 남지 못했다. 하지만 차재용에게 만회할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남은 시범경기 동안 스프링캠프에서의 호투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