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시범경기 성적은 넥센이 1위를 차지하고 NC-두산-LG-롯데-SK-KIA-삼성-kt-한화 순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시즌에 들어가 리그에서는 삼성이 5년 연속 우승을 따내고 NC가 2위, 두산이 3위, 넥센이 4위, SK가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두산이 기적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이처럼 시범경기 성적은 페넌트레이스 결과와 딴판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3월 8일 개막된 2016시즌 KBO리그 시범경기는 꽃샘 추위 때문인지 일반적으로 예상했던 상황과 다르게 전개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 리그 2위를 기록한 NC는 올해 전력이 더욱 보강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10일까지 세 경기에서 전패를 당해 의외입니다.
재크 스튜어트(작년 8승2패 자책점 2.68)는 8일 삼성전에서 1회에만 2볼넷 3피안타(1홈런)을 허용하면서 한 이닝에만 5실점, 5자책점 했습니다. 지난 해 다승왕인 에이스 에릭 해커(작년 19승5패 자책점 3.13)는 9일 삼성전에서 2회 2사사구 5피안타를 얻어맞으며 6실점, 6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NC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4~15년 거듭해서 삼성에는 약했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삼성을 넘어서야 하는데 시범경기에서 계속된 천적 흐름을 끊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10일 LG전에선 3선발인 이재학이 매이닝 1실점씩 하며 3이닝 3실점, 2자책점으로 4-6으로 패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투수는 자신의 투구 구질 등 패턴을 점검하기 위해 컨디션을 조절하고 실점과 상관없이 시험을 해 볼 수 있다지만 1, 2, 3 선발이 한결같이 대량 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것은 우려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대부분 실점이 2사후 내준 것이어서 투수들의 매조지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해커와 스튜어트의 부진이 NC가 미국 애리조나와 LA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지난 5일에서야 귀국하고 곧장 8일부터 시범경기에 들어가 시차 적응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치기는 시간이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반면에 삼성은 올해 전력 이탈로 올 시즌 성적이 우려됐으나 유망주 위주로 신인과 백업 멤버를 대거 기용했는데도 3연승 무패로 한화(3연승), LG(2연승)과 더불어 시범경기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25차례 시범경기 1위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한 건 1987년 해태, 1992년 롯데, 1993년 해태,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까지 5차례로 확률이 20%에 불과합니다.

시범경기 1위팀이 정규시즌에는 최하위로 추락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1997년 롯데는 7승2패1무로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으나 시즌 8위로 마쳤습니다. 2006년 LG 역시 8승1패2무로 시범경기 돌풍을 일으켰지만 정규시즌은 8위로 추락했습니다.시범경기 최하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사례도 있습니다. 1996년 해태는 시범경기를 1승4패1무로 마쳤지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모두 제패했습니다. 2013년 삼성도 시범경기에는 2승6패3무로 고전했지만, 시즌에 들어가선 결국 통합 우승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물론 시범경기부터 전력상 열세를 드러내는 경우는 꽤 많았습니다. 1991년 OB, 1992년 쌍방울, 2001년 롯데, 2003년 롯데, 2004년 롯데, 2010년 한화로 6차례 있었습니다. 2001년 이후 시범경기에서 최하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도 5번으로 확률상 33%입니다.
최근에는 2013년 KIA가 시범경기에 9승2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시즌은 9개 팀 가운데 8위로 마쳤습니다. 2014년에도 두산이 시범경기를 4승2패5무로 1위를 차지했으나 6위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시범경기 공동 4위 롯데와 LG가 나란히 8~9위로 추락했습니다.
시범경기 성적과 실제 팀 순위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지만 패하는 팀은 분위기가 위축될 수 있고 팬들은 출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 각 팀은 보다 성실한 플레이가 요청됩니다. /OSEN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