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명의 수비수가 나서 양동근(35, 모비스)을 잡았다.
고양 오리온은 10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울산 모비스를 62-59로 제압했다. 2연승을 달린 오리온은 13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단 1승만 남겼다. 역대 4강 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기고 챔프전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오리온의 핵심은 양동근의 수비에 있었다. 1차전 전반전 양동근은 12점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후반전 그는 무득점에 그쳤다. 4파울에 걸린 부담에 최진수의 수비까지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수의 핵심 양동근이 혼자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웠다.

2차전을 앞둔 유재학 감독은 “오리온이 스위치와 트랩(함정수비)을 통해 양동근을 막는다. 양동근이 2차전은 다를 것이라며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추일승 감독은 1차전 양동근에 대한 수비가 통했다고 보고 그대로 간다는 분위기였다. 추 감독은 “스피드가 뛰어난 한호빈이 양동근을 막는다”고 예고했다.
예상대로 한호빈이 양동근을 먼저 막으러 나왔다. 양동근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녀 초반에 최대한 힘을 빼놓겠다는 계산이었다. 1쿼터 후반부터 잭슨이 나왔다. 양동근은 잭슨을 수비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있었다. 잭슨이 뛰는 것만 해도 부담이다.
추 감독은 2쿼터 노골적으로 최진수를 양동근에게 붙였다. 양동근은 최진수를 제치고 풀업점프슛을 꽂았다. 득점을 했지만 체력을 많이 소진하는 플레이였다. 양동근은 클라크의 스크린을 이용해 스위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 문태종과 이승현, 김동욱이 돌아가며 양동근을 막았다. 아무리 수비수를 뿌리쳐도 2미터 가까운 장신이 양동근을 압박했다. 양동근 봉쇄에 무려 6명의 수비수가 나섰다.

양동근은 수비에서도 부담이 컸다. 조 잭슨은 양동근의 수비를 제치고 연거푸 슛을 성공했다. 제아무리 ‘철인’ 양동근이지만 체력은 제한적이다. 양동근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이날 양동근은 8점, 6어시스트에 그치며 잭슨(25점, 6어시스트)과의 대결에서 완패를 당했다. 기둥 양동근이 무너지며 모비스는 2연패에 빠졌다. 챔프전 4연패를 노리는 모비스가 흔들리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