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방전된 ‘시계형님’ 클라크, 이대로 멈출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3.11 06: 10

‘시계형님’의 배터리가 방전됐다. 쉬지 않을 것 같던 초침이 느려지고 있다. 
울산 모비스는 10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에게 59-62로 패했다. 역대 4강 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기고 챔프전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4연패를 노리는 모비스는 탈락위기에 몰렸다. 
1차전서 아이라 클라크(41)는 종료 34초를 남기고 치명적 수비실수로 문태종을 놔줬다. 문태종은 역전 3점슛을 터트렸다. 경기 내내 오리온 외곽을 잘 막았던 모비스는 이 한 방으로 무너졌다. 클라크도 자신의 실수를 뼈저리게 반성했다. 

2차전을 앞둔 유 감독은 “클라크가 평소 같으면 경기 전날 무리한 운동을 안 한다. 나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는 자청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더라. 오늘은 클라크가 잘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모비스의 우위는 제공권이다. 골밑에서 클라크와 커스버트 빅터가 확실한 2득점을 꽂아줘야 경기가 쉽게 풀린다. 1차전서 클라크는 3쿼터까지 단 3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선수를 데리고도 포스트업을 성공하지 못하는 모습. 클라크는 4쿼터 9득점을 몰아넣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2차전 관건은 클라크의 골밑득점에 있었다. 
덩크슛으로 포문을 연 클라크는 컨디션이 썩 괜찮았다. 연거푸 골밑슛을 터트리며 이승현의 수비를 따돌렸다. 문제는 파울이었다. 클라크는 단 3분 36초 만에 2파울을 범해 물러났다. 모비스의 상승세가 끊어지고 말았다.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던 시계형님의 체력은 방전됐다. 한국나이로 41세인 클라크는 헤인즈는 물론 국내선수들을 상대로도 제대로 득점을 못하고 있다. 이날 클라크는 25분만 소화하며 13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클라크가 최소 30분을 뛰면서 20점 이상은 넣어줘야 모비스에 승산이 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클라크가 부진했다는 지적에 “클라크가 아쉬웠다. 공격에 문제가 많다.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며 입맛을 다셨다. 클라크가 버텨주지 못하면 모비스에 승산은 없다. 배터리 교체가 절실한 시점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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