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싸움' 시범경기 축소 한목소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3.11 06: 04

꽃샘추위로 한파 취소에 콜드게임 속출
앞당겨지고 길어진 시범경기 일정 지적
"지금 날씨에 야구는 억지로 하는 것밖에 안 된다". 

2016시즌 KBO리그 시범경기가 지난 8일부터 시작됐다. 겨우내 야구에 목마른 팬들에게 너무나도 반가운 야구이지만 3월초 꽃샘추위가 말썽이다. 전국적으로 체감 온도 영하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야구장 그라운드에도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다. 바람까지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로 떨어진다. 
지난 10일 수원 kt-넥센전은 2012년 이후 4년 만에 한파 취소됐고, 광주 KIA-SK전은 6회를 마친 뒤 이례적으로 한파 콜드게임 처리됐다. 나머지 구장에서도 선수들은 두꺼운 점퍼에 장갑과 모자 그리고 넥워머로 중무장하며 훈련을 시작할 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강추위와 싸워야 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우리나라 날씨를 고려해 일정을 잡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날씨에 이렇게 시범경기를 할 필요 없다. 개막을 4월15일 정도로 늦추고 시범경기도 날씨가 풀린 이후로 미루면 젊은 감독들이 말하는 2월1일 캠프를 시작하다는 의견도 정당하다"고 밝혔다. 
2월1일 캠프 시작을 주장한 두산 김태형 감독도 "지금 우리나라 날씨에 시범경기는 무리다. 억지로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선수들이 추운 날 경기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 한다"며 "시범경기의 시작을 늦추거나 아예 일정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한다"는 의견을 냈다. 
KIA 김기태 감독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국내 날씨는 전지훈련지보다 춥다. 추운 날씨에 경기를 하다 보면 부상을 당하기가 쉽다. 날씨가 추우면 경기를 하지 않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시범경기에서 부상선수가 나오면 전력에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 대부분 팀들이 주전급 선수들을 조기 교체하며 혹시 모를 부상 방지에 신경 쓰고 있다. 추운 날에 몸이 움츠러들고,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면 실전감각, 경기력 향상도 이뤄지기 어렵다. 
이처럼 시범경기에 추위가 기승을 부리자 시범경기 일정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올해 시범경기는 역대 최다 18경기가 치러진다. 예년보다 6경기가 늘었다. 모든 구단들과 2경기씩 맞붙는 일정이지만 추위가 한창인 시점에 시범경기를 일찍부터 강행해야 할 이유가 있냐는 지적. 
김성근 감독은 "날도 추운데 시범경기가 너무 많은 것 아닌지 모르겠다. 일정이 너무 타이트하다. 18경기 치른 후 4일만 쉬고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정할 시간 없이 페넌트레이스가 계속 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강추위와 함께 내년부터 시범경기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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