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프리뷰] 포항, 새술은 새부대에... 최진철호 출항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3.12 05: 59

2016년, 포항 스틸러스가 새 출발선에 섰다.
영광은 잊어야 한다. 포항은 지난 시즌까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새 수장은 또 다른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인 최진철 감독이다. 기존의 패싱 축구에 스피드를 덧입히고, 앞선부터 지치지 않는 압박과 롱패스를 지양한 수비진의 빌드업을 강조하고 있다. 포항은 올 시즌 허리띠를 잔뜩 졸라맸다. 주축 요원들은 팀을 떠났다. 외국인 선수는 한 명 뿐이다. 포항은 오는 12일 안방인 포항스틸야드서 K리그 클래식의 첫 스타트를 끊는다. 상대는 남기일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다.
▲ 인 & 아웃

전력의 반이 빠져나갔다. 핵심 요원 김승대(옌볜FC), 고무열(전북), 신진호(서울)가 이탈했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티아고, 모리츠(부리람), 박성호(울산), 김태수(인천), 최재수(전북), 조찬호(서울), 이광훈(수원FC) 등도 팀을 떠났다.
반면 영입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울산의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과 인천의 중앙 미드필더 조수철을 데려온 게 전부다. 이 외 정원진, 김로만 등 고등학교와 대학 무대에서 활약했던 신인 6인방이 영입의 전부다.
광주는 베테랑 공격수 정조국을 비롯해 김민혁 김진환 웰링톤 등이 가세했다. 대학 무대를 누볐던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점도 눈길을 끈다. 김호남(제주) 임선영(안산) 권정혁(부천) 등 주축 요원들이 전열에서 이탈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 예상 라인업
최진철 감독은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치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경기서 4-2-3-1을 가동했다. 원톱은 라자르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ACL서 라자르의 측면 날개 보직 변경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최전방 공격수로 단정지었다. 게다가 기대가 컸던 양동현과 최호주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2선 세 자리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리다. 지난 시즌 백업이었던 심동운과 포철공고-영남대를 나온 신예 정원진이 맹활약하며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문창진도 2선 중앙 공격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광혁과 강상우 등 연령별 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중원의 단단함은 포항의 자랑이다. 베테랑 황지수가 건재하고,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손준호가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포지션을 변경한 박준희와 인천에서 넘어언 조수철이 백업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포백라인은 김광석 배슬기 김원일이 센터백으로서 로테이션을 이룰 전망이다. 왼쪽은 터줏대감 김대호가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형제 박선용과 박선주 또한 측면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골키퍼 장갑은 '수호신' 신화용이 낄 것으로 보인다.
포항에 맞서는 광주는 4-2-3-1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원톱에 정조국, 2선에 파비오 조용태 송승민, 중원에 여름과 이찬동, 포백 라인에 정호정 김진환 웰링톤 이종민, 골문에 최봉진이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 키 플레이어
최 감독이 강조한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줄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후방에서 골문을 지키는 신화용부터 뒷마당을 두텁게 하는 김광석, 중원사령관 황지수, 최전방의 라자르와 양동현 등이다.
신화용은 지난 2004년부터 포항의 골문을 지킨 원클럽맨이다. 포항의 살아 있는 역사다. 오랜 시간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는 건 곧 뛰어난 기량을 뜻한다. 김광석과 황지수도 신화용과 함께 한 동지들이다. 이들 셋이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타깃형 스트라이커 라자르의 발과 머리에도 기대가 쏠린다. 라자르는 올 시즌 포항의 최전방을 책임져야 한다. 우라와 레즈와의 ACL서 가진 장점을 마음껏 뽐냈다. 힘과 높이를 앞세워 하늘을 지배했다.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발밑의 연결 또한 훌륭했다.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도 데뷔골을 못 넣어 마음고생을 했던 그가 이른 시간 마수걸이 골을 넣는다면 올 시즌 좋은 활약에 예상된다.
광주의 주요 선수는 이적생 정조국과 붙박이 중원사령관 이찬동 그리고 우측 풀백 이종민이다. A대표 출신 공격수인 정조국은 정든 서울을 떠나 올 시즌 광주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찬동과 이종민은 지난 시즌 광주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던 자원들이다. 둘 모두 연령별 대표팀 출신으로 기량이 출중하다.
▲ 축포일러
포항은 올 시즌 완전히 새로운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시간 팀을 지휘했던 수장이 바뀌었고, 선수단의 면면 또한 절반 가까이 달라졌다. 프로 무대에서 투자는 곧 성적으로 직결된다. 포항의 올 시즌은 어떤 때보다 힘겨울 수도 있다.
U-17 대표팀을 이끌었던 최진철 감독의 젊은피 육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ACL서 이미 정원진이라는 옥석을 발굴했다. 김승대, 손준호 등이 그랬던 것처럼 '화수분 유스'가 예상 외의 활약을 해준다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호성적도 기대해볼 만하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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