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춥다고 취소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화 김성근(74) 감독이 한파 취소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명확한 기준 없이 팬들과 정해놓은 약속을 쉽게 깨서는 안 된다는 게 요지였다.
김성근 감독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시범경기가 한파 취소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날씨가 춥다고 취소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팬들과 정해진 약속인데 우리 편하자고 취소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KBO리그는 지난 10일 수원 kt-넥센전이 한파 취소됐고, 같은 날 광주 KIA-SK전도 추위 때문에 6회 콜드게임 처리됐다. 11일에도 광주에 이어 대전 한화-두산전, 수원 kt-넥센전까지 3경기 한파 취소됐다. 3월초 꽃샘추위로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한 목적이 있다.
김성근 감독은 "우리는 시범경기가 선수를 만들어가는 기간이다. 투수 로테이션도 등판 간격이나 이닝 수에 따라 계획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오늘 선발 송창식은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등판 일정이 꼬여버렸다. 1~2경기라도 취소가 되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어제도 서울에서 대전까지 야구보러 온 손님이 10명 있었다. 멀리서 야구장을 찾는 손님들 입장에서는 돈과 시간을 써서 왔는데 한파 취소가 되면 얼마나 아쉽겠나. 기온이 몇 도 이하면 경기를 하지 않는다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날 상황에 따라 우리 편하기 위해 취소하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주말에는 요금을 받고 관중들이 입장한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일정 문제를 떠나 한 번 정해진 스케줄을 그때그때 바꿔선 안 된다. 손님 1~2명이 오더라도 스케줄이 있다면 해야 한다. 기본은 팬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팬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한파 취소 기준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감독은 "시범경기뿐만 아니라 정규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도 다른 곳에서 비로 취소하면 나머지 구장까지 따라서 취소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원칙을 갖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