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밋도 사람이다' 김승기 감독, 한숨 돌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3.12 06: 04

“누워있으면 ‘에밋’ 생각만 난다.” 
첫 번째 4강 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초짜’ 김승기 감독의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1일 안양체육관에서 치러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서 전주 KCC를 연장 접전 끝에 90-86으로 이겼다. KGC는 4차전에서 동률을 노린다. 

KGC는 1,2차전 평균 16.5점 차로 대패를 당했다. 안드레 에밋에게 평균 33점을 내줬다. 3차전을 앞둔 김승기 감독은 얼굴색부터 좋지 않았다. 취재진과 대면한 그는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누워 있으면 ‘에밋’ 생각만 난다. 정말 역대급 선수다. 단연 최고다. 맘만 먹으면 한 골이다. 따라 갈만 하면 에밋이 두 자릿수를 만든다”며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1,2차전 모든 수를 다 써봤지만, KGC는 대패를 면치 못했다. 김승기 감독의 심정은 마치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이 아니었을까. 이날따라 김 감독은 바둑에 심정을 빗대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오늘 우리가 지면 내일 이세돌도 질 것 같다. 찰스 로드가 내게는 ‘독수’였다. 다 해봐도 안 된다. 에밋이 알파고”라며 껄껄 웃었다.  
김승기 감독이 꺼낸 마지막 카드는 ‘마리오’였다. 마리오가 에밋을 어느 정도 막아주면 승산이 있다고 기대한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마리오가 에밋을 일대일로 막고, 다른 선수들이 기습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 먹혀들었다. 
에밋은 1쿼터 슈팅 두 개를 모두 실패하며 무득점에 막혔다. 에밋은 2쿼터 초반 3점슛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마리오는 끈질기게 에밋에게 붙었다. 4쿼터 중반 찰스 로드는 에밋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했다. 다시 마리오가 나섰다. 마리오는 연장전서 6득점을 폭발시키며 4점에 그친 에밋을 눌렀다. 평소 33점을 넣던 에밋을 28점으로 제어한 것만 해도 마리오의 수비가 좋았다. 마리오는 22점을 쓸어담았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에밋이 4쿼터 체력이 떨어졌다. 디펜스가 성공적이었다. 마리오가 디펜스를 잘 맡아줬다. 도움수비와 일대일 수비를 아주 잘했다”며 마리오를 칭찬했다. 아무리 에밋이 좋은 선수지만 역시 사람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처럼 완벽한 존재는 아니었다. 
3차전을 만회하며 김승기 감독도 에밋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었다. 하지만 오세근의 발목부상으로 김 감독의 얼굴에 다시 수심이 가득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