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찰스 로드(31)가 드디어 각성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1일 안양체육관에서 치러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서 전주 KCC를 연장전에서 90-86으로 힘겹게 물리쳤다. KGC는 2연패 뒤 첫 승을 신고하며 챔프전 진출 희망을 살렸다.
1,2차전서 찰스 로드는 골밑수비를 소홀히 하고 외곽슛을 남발해 경기를 망쳤다. 6강 시리즈에서 평균 16.5점, 9.5리바운드, 1.8블록슛으로 골밑을 든든히 지켰던 로드였다. 하지만 4강 2차전까지 로드는 지배력이 뚝 떨어졌다. 기록상으로는 14.5점, 13리바운드로 좋아 보였지만, 골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 김승기 감독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다.

김승기 감독은 “로드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로드를 기용한 것이 나의 ‘악수’였다”면서 자책을 했다. 김 감독은 마리오 리틀을 선발로 투입했다. 안드레 에밋을 1대1로 막겠다는 의미였다. 찰스 로드는 1쿼터 후반에 처음 코트를 밟았다.
로드는 첫 외곽슛을 쏘며 기분이 좋았다. KCC의 추격이 거셌던 3쿼터 로드는 덩크슛 두 방을 포함, 11점을 몰아쳤다. 한 방에 분위기를 몰아치는 능력은 역시 로드가 최고였다. 문제는 수비였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로드로 에밋을 막기 어렵다. 4쿼터 로드가 에밋에게 연속득점을 내주자 다시 마리오가 투입됐다. 마리오(22점)는 연장전서도 6득점을 터트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로드가 자기 할 것만 했다. 골밑에서 밀리지 않았다. 하지 말아야 할 슛은 안했다. 로드가 서서 쏘는 슛은 들어가는데 흔들어서 쏘는 슛은 들어가지 않는데 안했다. 오늘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오세근은 3차전에서 17점, 10리바운드로 대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막판 왼쪽 발목을 다쳐 4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만약 오세근이 없다면 로드가 두 배의 몫을 해줘야 한다. 로드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과연 각성한 로드는 KGC를 전주로 이끌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