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릴 수도 있죠” 황연주가 보여준 베테랑 품격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3.12 05: 50

황연주, 1세트 부진 딛고 17득점 활약
“몇 개 걸릴 수도 있다” 베테랑의 여유
“몇 개 걸릴 수도 있죠”.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정규리그에서 흥국생명에 상대 전적 2승 4패로 열세. 게다가 6라운드에서 주춤했던 현대건설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 2위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현대건설 주포들의 활약은 여전했다. 양효진이 허리 부상에도 21점(공격성공률 53.33%)을 기록했다. 이어 에밀리가 19점(공격성공률 28.57%), 황연주가 17점(공격성공률 35.71%)로 활약했다. 황연주는 1세트부터 꾸준히 공격했지만 이재영의 블로킹에 4번이나 당했다. 좀처럼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연주는 경기 후반 뒷심을 발휘했다. 2세트에서도 2점에 그쳤지만 3세트에선 팀 내 최다인 6점을 올리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공격성공률도 66.67%에 달했다. 블로킹 2개까지, 만점 활약이었다. 이후 4세트에서도 5점(공격성공률 45.45%)을 올리면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양철호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황연주의 활약을 기대했는데, 황연주는 그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포스트시즌 경험에선 연주를 따라갈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1세트에 많이 잡혔을 때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믿음에 보답해준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황연주는 2005년 데뷔 이후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초반 부진을 딛고 공격을 이끌었다.
황연주는 1세트 상황을 두고 “몇 개 걸릴 수도 있다. 제가 그걸 이겨냈다는 게 다행인 것 같다. 어정쩡하게 하다 걸린 것도 아니고, 자신 있게 때리다 걸린 것이다”라면서 “거기서 포기하거나 주눅 들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풀어가려고 했던 게 잘 통했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셔서 더 잘 해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블로킹 몇 개 당한다고 은퇴를 하는 것도,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 베테랑이라고 해서 떨리지 않는 건 아니다. 황연주는 “경험이 많아도 항상 떨리는 것 같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누군가 잘못했다가 지적해도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컨디션 기복이 있어 잘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녹 들지 않으려고 한다. 잘 못하면 내가 책임지는 것이니 일단 최선을 다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황연주는 1차전 승리에도 베테랑답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황연주는 “1차전 승리 팀이 항상 챔프전에 갔다고 하지만 그걸 믿고 안일하게 하면 안 될 것 같다. 흥국생명도 조직력으로 분위기를 타면 쉽게 올라오는 팀이기 때문에 방심하면 안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팀이 전체적으로 나이가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1경기를 더 안하고 올라가야 좋을 것 같다. 2차전에 힘을 더 써야할 것 같다”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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