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상원, "1군 30도루, 국가대표 목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3.12 05: 50

10라운드 신인 강상원 한화 대주자 활약
김성근도 인정한 주루, "목표는 30도루"
"신기했어요. 이런 관심은 처음이에요". 

한화 신인 외야수 강상원(19)은 지난 10일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한 타석도 들어서지 않았지만 화제의 인물로주목받았다. 7회 대주자로 교체 출장한 강상원은 2루 도루 성공 이후 주현상의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으로 3루까지 내달렸다. 타이밍상으로 아웃이었지만 두산 3루수 류지혁이 공을 잠시 흘리며 살았다.
그런데 그 틈도 놓치지 않았다. 강상원은 슬라이딩 이후 벌떡 일어서 냅다 홈까지 전속력으로 달렸다. 백업 플레이를 한 두산 투수 진야곱이 급하게 홈으로 공을 토스했지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팔을 내뻗은 강상원이 더 빨랐다. 10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 강상원이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알린 명장면. "아무 생각 없이 과감하게 했는데 운이 좋았다. 경기 후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엄청 많이 와서 신기했다"는 것이 강상원의 말이다. 
2016년 신인 2차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거의 끝순번에 지명돼 한화로 입단한 강상원은 시범경기 2경기 모두 대주자 출장, 도루 2개를 성공할 정도로 빠른 발을 갖췄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 20대 때를 보는 것처럼 빠르다. 캠프 때부터 대주자로 내보내며 적응시켰다. 그 부분의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한화 신인 야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일본 고치-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완주했고,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서 특급 대주자로 급성장했다. 강상원은 "고교 때는 그냥 달렸다면 프로에선 투수 습관과 포수의 앉는 위치까지 보고 있다. 훈련을 통해 체력이나 순발력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만 19세의 어린 선수가 따라가기 쉽지 않은 훈련이었다. 그는 "소문대로 훈련이 진짜 힘들었다. 도망가고 싶고, 울고 싶고, 엄마 보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그런 한화 입단을 권유한 게 바로 부모님이었다. 후순위 지명으로 대학 진학도 고민했지만 "프로에 가라"는 부모님의 한마디에 고향팀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부에서 선생님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한 강상원은 고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청소년대표팀 1번타자로 활약했지만 172cm 64kg 작은 체구 때문에 지명이 되지 않을 뻔했다. 강상원은 "상위 라운드 지명을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에 지명을 받아 다행이었다. 집이 충청도라 어릴 적부터 한화를 좋아했고, 한화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한화에는 롤 모델 이용규도 있다. 같은 중견수 포지션으로 이용규 역시 체구가 크지 않지만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 중이다. 강상원은 "어릴 적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이용규 선배님을 많이 좋아했다. 한화에 와서 선배님이 타격과 수비하는 것을 옆에서 보며 어떻게 하는지 따라하고 배운다. 아직 선배님께 롤 모델이라고 얘기하지는 않았다. 혼자서 몰래 보고 있다"고 웃었다. 
앞으로 꿈도 이용규처럼 되는 것이다. "아직은 힘도 부족하고 타격도 많이 배워야 한다. 모든 것을 보완해서 이용규 선배님처럼 국가대표 테이블세터가 되고 싶다"는 강상원의 포부. 올 시즌 당장은 대주자로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강상원은 "올해는 1군 선수가 목표다. 도루는 20개에서 30개는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제 한화에도 남부럽지 않은 대주자 스페셜리스트가 생겼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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