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조인성·차일목·허도환 차례로 기용
김성근 감독, "1군 포수 3명도 가능해"
한화의 올 시즌 시범경기 특징 중 하나는 포수 로테이션이다. 조인성(41), 차일목(35), 허도환(32) 3명의 포수를 번갈아 기용하며 여러 가지를 테스트하는 모습이다.

주전이 유력한 최고참 조인성은 시범경기 3게임에서 선발출장은 없지만 유일하게 3경기 모두 나와 10⅔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어 허도환이 2경기(1선발) 10⅓이닝, 차일목이 2경기(2선발) 6이닝을 소화하며 비교적 균등하게 수비이닝이 배분되고 있다.
특히 이닝 중 교체도 많다. 지난 9일 대전 넥센전에는 5회 1사 만루 위기에서 흔들리던 투수 김재영을 그대로 두고 포수를 허도환에서 조인성으로 교체, 연속 삼진으로 넘겼다. 10일 대전 두산전에는 8회 무사 1·2루에서 투수 교체와 함께 허도환에서 조인성으로 포수도 바뀌었다.
이 같은 포수 활용법에 대해 김성근 한화 감독은 "테스트라고 보면 된다. 각각의 투수에게 어떤 포수가 필요한지 보는 것이다. 조인성이 필요할 때가 있고, 허도환이나 차일목이 써야할 때가 있다. 3경기를 보고 나니까 '아, 이렇구나' 싶다. 3명 모두 투수 리드와 볼 배합이 전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KBO리그 역대 최고령 포수가 된 조인성이야 말할 것도 없고, 차일목과 허도환도 전 소속팀 KIA·넥센에서 주전 포수 경험이 있는 베테랑 포수들이다.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고, 각기 다른 성향이 팀의 다양함을 더해줄 것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기대다.
볼 배합 유형을 보면 조인성은 노련함을 바탕으로 타자 노림수를 읽고 유인하는데 능하다. 지난 9일 넥센전 1사 만루에서 김재영과 연속 삼진으로 위기 극복하며 김성근 감독에게 "팀을 살린 리드"라고 칭찬받았다. 차일목은 정공법, 공격적인 리드를 잘해 구위가 좋은 투수들과 호흡이 좋다. 허도환은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지난해 김성근 감독을 가끔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도 이닝 중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이른 시점이라도 과감하게 포수 교체를 자주 했다. 투수 능력치를 끌어내는 것에 있어 포수 리드와 궁합을 중시하는 김 감독 성향을 본다면 3명의 포수 모두 1군 엔트리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 감독은 "3명 다 리드가 다른 만큼 요긴하게 써야 할 것 같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1군 포수 엔트리를 3명으로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화의 남은 시범경기도 3명의 포수들과 투수들의 궁합, 활용법을 확인하게 되는 시간이 될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조인성-차일목-허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