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진가’ 시몬의 괴력, 그로저 압도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12 15: 39

최고 외국인 선수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로버트랜디 시몬(OK저축은행)의 괴력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힘이 빠질대로 빠진 괴르기 그로저(삼성화재)는 고개를 숙였다.
시몬은 1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삼성화재와의 1차전에서 2세트 중반 트리플크라운을 확정짓는 괴력을 선보인 끝에 팀이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막판 푹 쉬며 컨디션을 조절한 시몬을 막을 이는 없었다. 3세트만에 31득점, 블로킹 4개와 서브 득점 4개를 곁들였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민이 많은 OK저축은행이다. 주전 세터 이민규, 센터 김규민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주전 레프트인 송희채도 경기에는 나섰지만 100% 컨디션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 여기에 이날은 경기 초반 송명근의 공격 가담이 뜸하며 시몬의 점유율이 치솟았다. 시몬이 자칫 부진하면 팀 전체가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몬은 그런 의존도를 감당하고도 남을 만한 힘이 있었다. 1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오픈과 속공은 물론, 후위공격까지 자유자재로 성공시키며 추격하는 삼성화재의 길을 번번이 가로 막았다.
1세트에서만 13점을 올리며 가벼운 스타트를 끊었다. 1세트 공격 점유율이 무려 69.57%까지 치솟았지만 힘든 내색은 없었다. 여기에 세트 중반 팀의 기세를 살리는 서브 에이스 2개로 분위기까지 책임졌다. 24-23에서 1세트 마지막 득점을 책임진 것도 시몬이었다.
2세트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공격은 물론 서브와 블로킹에서도 맹활약했다. 특히 상대 에이스 그로저를 잡아냈다. 11-11에서, 12-12에서 그로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떨어뜨렸다. 삼성화재로서는 앞서 나갈 수 있었던 기회에서 에이스 카드가 시몬에게 연달아 막힌 셈이 됐다. 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블로킹이었다.
2세트 중반에는 일찌감치 트리플크라운을 확정지었다. 정규시즌을 포함해 자신의 시즌 10번째 트리플크라운이자, 포스트시즌 역대 8번째 트리플크라운이었다. 기세를 탄 시몬은 3세트에서도 맹활약했다. 동료들까지 자신을 도와주며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반면 그로저는 고전했다. 이미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던 그로저였다. 무릎과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있고, 어깨도 욱씬거리고 있었다. 여기에 삼성화재는 서브 리시브까지 말썽을 일으켰다. OK저축은행의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렸고 이미 수를 읽은 상대 블로커들의 집중 견제 속에 어려운 공격을 시도하다보니 성공률이 떨어졌다.
그로저는 이날 23점에 공격 성공률 55.26%를 기록했다. 그나마 그로저만한 능력이 있었기에 이 정도로 선방할 수 있었을지 모를 한 판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안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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