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국해성(27, 두산 베어스)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국해성은 12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팀이 4-5로 뒤지던 6회초 1사 1, 2루에 박건우를 대신해 나왔다. 그리고 볼카운트 2B-1S에서 사이드암 김선규의 포심 패스트볼(137km)에 정확히 타이밍을 맞추며 우측 담장을 넘겼다. 그는 이날 2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대타 국해성의 3점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두산은 역전을 허용해 7-8로 졌으나 다시 한 번 그의 방망이를 확인한 것은 수확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도 “우리 팀 타자 중에서는 국해성이 제일 페이스가 좋다”고 할 정도로 그의 타격을 칭찬했는데, 쾌조의 타격감이 한 타석으로 증명됐다.

사실 김 감독이 2016 시즌 전력을 처음 구상하던 단계엔 국해성의 자리가 없었다. 1군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것이 이를 설명해준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명단에는 민병헌, 정수빈 외에도 박건우, 정진호, 이우성, 김인태, 조수행까지 총 7명의 외야수가 들어갔지만 그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은 그는 절치부심한 끝에 1군의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에 합류할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에 두산은 정진호와 김동한을 퓨처스 팀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던 대만 가오슝으로 보내고 류지혁, 이우성과 함께 국해성을 미야자키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국해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1군과 동행하게 되면서 연습경기에 많이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4경기에서 2루타 2개 포함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전지훈련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을 앞세워 시범경기에서도 중용될 수 있었다.
1군 전지훈련 명단에서 빠지고도 시범경기 엔트리 포함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한 국해성은 실전에서 1군급 투수들을 상대로도 맹타를 휘두르며 2차 관문을 순조롭게 패스하고 있다. 팀이 치른 4경기에 모두 나선 그는 타율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2홈런 9타점을 올렸다. 특히 타점은 리그 전체에서 단독 1위다.
김 감독은 김현수를 대신할 주전 좌익수로 박건우를 사실상 낙점했다. 그러면서 외야 주전 구도는 모두 정해졌다. 하지만 누구를 백업으로 쓸지를 두고는 아직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해성은 시원한 스윙 한 번으로 김 감독에게 훌륭한 대안을 제시했다. 아직 수비에서 확신을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정도면 방망이 하나만 보고 써도 괜찮을 수준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