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헤인즈(35, 오리온)이 드디어 ‘만수’ 유재학 감독을 넘었다.
고양 오리온은 12일 오후 5시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서 울산 모비스를 76-59로 제쳤다. 오리온은 3연승을 달리며 13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오리온은 KCC 대 KGC 4강전의 승자를 상대로 구단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헤인즈의 활약이 돋보였다. 모비스가 수비진용을 갖추기 전 치고 들어가는 헤인즈 특유의 ‘얼리 오펜스’(early offense)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헤인즈는 정확한 점프슛으로 모비스 수비를 깼다. 수비가 자신에게 몰리면 동료에게 빼주는 패스도 나무랄 데 없었다. 헤인즈는 29점, 14리바운드를 기록내며 골밑을 사수하는데도 힘을 보탰다. 4쿼터에만 9점을 뽑아낸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헤인즈는 2010년 모비스 시절 유재학 감독 밑에서 첫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헤인즈는 브라이언 던스톤의 백업으로 역할이 크지 않았다. 조니 맥도웰의 최다득점을 돌파하며 프로농구 최고외인으로 우뚝 선 헤인즈다. 하지만 자신이 에이스로 뛰면서 거둔 우승은 아직 없다.
기회는 있었다. 헤인즈는 2012-2013시즌 SK를 정규리그 챔피언에 올려놨다. 챔프전 상대는 모비스였다. 헤인즈의 기량이 절정이라 SK의 우승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었다. 헤인즈는 시리즈 평균 11.8점, 3.3리바운드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유재학 감독의 수에 말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SK는 모비스에 4연패를 당하며 무기력하게 우승컵을 내줬다. 헤인즈의 잊고 싶은 ‘흑역사’다.
4강 시리즈에서 오리온 최고의 무기는 역시 헤인즈였다. 유재학 감독은 “헤인즈는 어차피 25~30점은 넣는 선수다. 헤인즈보다 거기서 파생되는 오리온의 3점슛을 철저히 막겠다”고 선언했다. 헤인즈의 득점능력을 인정하는 한마디였다.
헤인즈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여 유재학 감독의 골치를 아프게 했다. 1차전 22점을 넣은 헤인즈는 2차전도 18점을 올렸다. 조 잭슨이 미치면서 헤인즈의 막판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다. 헤인즈는 3차전서도 29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프로농구서 헤인즈처럼 쉽게 득점을 쌓는 선수도 많지 않다. 유재학 감독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기량이다.
이제 헤인즈는 KCC 대 KGC의 승자를 여유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입장이다. 누가 올라오든 만만치 않은 상대다. 안드레 에밋과의 매치업이 성사될 경우 최고외인을 가리는 신구대결로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드디어 만수를 넘은 헤인즈는 우승으로 자신을 증명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