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의 외야수’ 국해성 반란, 1군의 벽 허문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3.13 06: 08

시범경기 홈런 공동 선두-타점 단독 선두
대만 퓨처스 캠프에서 흘린 땀 결실
절박하게 땀을 흘리며 때를 기다린 국해성(27, 두산 베어스)의 방망이가 시범경기에서 폭발하고 있다.

국해성은 지난 12일까지 팀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2홈런 9타점으로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홈런은 리그 공동 선두이며, 타점은 당당히 단독 선두다. 타율 역시 백상원(삼성)에 이은 2위에 올라 있어 언급하기 이르긴 하지만 시범경기 트리플크라운도 불가능은 아닌 상황.
2016년의 문이 열릴 때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다. 국해성은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당시 외야수 중 확실한 주전인 민병헌, 정수빈을 비롯해 박건우, 정진호, 이우성, 김인태, 조수행까지 총 7명이 명단에 포함됐지만 국해성은 없었다.
다시 말해 좋게 보더라도 국해성은 팀 내에서 ‘제 8의 외야수’였던 셈이다. 그러나 대만 가오슝에서 진행된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한 끝에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지난달 27일 일본 미야자키로 합류해 연습경기에 네 차례 출전하며 2루타 2개 포함 6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해 호평을 받았다. 시범경기 엔트리에 오른 것은 당연했다.
현재는 김태형 감독도 “우리 팀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는 국해성이다”라고 할 만큼 신뢰를 얻고 있다. 박건우, 정수빈, 민병헌으로 외야 주전을 거의 확정한 김 감독은 1군 백업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데 공격에서는 국해성, 수비와 주루에서는 조수행이 가장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외야 백업을 최소 2명은 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밀한 야구를 위해 조수행을 1군에 남겨두더라도 방망이만 살아 있다면 국해성을 위한 자리는 생긴다.
12일 NC전 후 그는 타격에 있어 어떤 준비를 했냐는 질문에 “스윙을 빠르고 간결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투수의 공을 길게 보는 느낌으로 타이밍 연습을 했다. 순발력과 근력 강화에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면도 중요했지만, 열심히 하고도 1군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던 시련을 이겨낸 정신력이 그에게 지금과 같은 기회를 가져다줬다. “상실감이 있었지만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공필성 감독님과 타격코치님들이 격려해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국해성은 퓨처스 코칭스태프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각오는 분명하다. 1군 진입이 꿈인 만큼 돌려서 말할 필요도 없다. 국해성은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다. 기회를 주신다면 자신 있게 붙어보고 싶다”며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적어도 시범경기에서는 계속 기회가 올 가능성이 크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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