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이호가 중심 잡은 전북, 변칙에도 안 흔들렸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3.13 05: 59

전북 현대가 개막전부터 변칙 카드를 꺼냈다. 준비 시간이 매우 짧았다.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위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호(32)라는 베테랑이 변칙의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전북이 잘 나가던 FC 서울을 꺾었다. 전북은 지난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서울을 1-0으로 물리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화끈한 득점력을 자랑하며 2연승을 기록한 서울은 전북의 수비에 막혀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서울을 꺾기 위한 비책으로 스리백 포메이션을 꺼냈다. 전북은 앞서 열린 두 차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포백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매우 낯선 포메이션이다. 서울의 공격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꺼낸 것이다.

서울의 물 오른 득점력을 막기 위해서는 효과적일 수 있는 카드였다. 그러나 전북이 스리백을 준비한 시간은 매우 짧았다. 최강희 감독은 포백과 스리백을 놓고 1주일 넘게 고민을 했다. 조직력이 완전하지 못한 만큼 서울의 조직적인 공격에 무너질 가능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위험을 감수하고 스리백을 서울전에 가동했다. 스리백을 구성할 베테랑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호는 김형일과 최철순을 잘 이끌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 감독은 "이호가 변칙 전술의 중심에 섰는데 기대 이상으로 자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호는 적절한 판단으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전반 38분에는 고요한의 돌파를 태클로 과감하게 저지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루어진 태클인 만큼 페널티킥을 줄 수도 있는 위험이 있었지만, 이호의 발은 공을 정확하게 먼저 걷어냈다.
최강희 감독은 이호의 경험이 활약의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경험이라는 것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이호가 생소한 자리에서 1주일을 준비했지만, 수비라인의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경험 있는 선수들은 어려운 경기와 위기 상황에서 자기 역할을 해낸다"고 말했다.
이호는 "상주 시절에 중앙 수비를 본 적이 있다. 또한 김형일, 최철순은 상주 상무에서 같이 있었다. 그래서 사이가 좋고 대화도 잘 된다"며 "감독님과 팬들께 미안한 부분이 있다. 지난해 내 몸관리를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올해 만큼은 안 아프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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