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포항 스틸러스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포항은 지난 12일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전서 광주FC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후반 수적 우세를 점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한끗이 모자랐다. 포항으로선 내용도 결과도 아쉬운 한 판이었다. 본연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0-2로 뒤지다 막판 3-2로 역전한 뒤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준 결과 또한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포항은 앞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치를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노이 T&T와의 플레이오프는 아쉬움만 가득 남겼다. '디펜딩 챔프' 광저우 헝다 원정길에서 원하던 승점 1을 얻더니 우라와 레즈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광주전은 또 달랐다. 우라와전의 인상적인 경기력은 온데간데 없었다. 발은 무거웠다.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젊은 피로 무장한 광주의 반항은 거셌다.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거친 플레이로 포항을 옥죄였다. 3경기 연속 무실점을 뽐내던 포항의 뒷마당도 흔들렸다. 앞선과 미드필드진도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하고자 했던 패스와 볼소유, 패스를 받기 위한 움직임이 미흡했다. 실점 뒤 정비를 하지 못했다. 중앙 수비가 흔들리면서 전체적으로 흔들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멘붕이 왔다. 다음 중앙 수비 조합이 고민된다. 공격과 미드필드 등 팀 전체적으로 경기 운영이 미흡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있었는데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포항은 오는 16일 안방에서 시드니FC와의 ACL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중원에 치명적인 공백이 생겼다. 공수 핵심 요원 손준호가 퇴장 징계로 나오지 못한다. 베테랑 황지수도 광주전 풀타임을 뛰어 대체자가 절실하다.
최 감독은 "황지수와 손준호의 컨디션이 많이 처져 있어 미드필드 로테이션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면서 "시드니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중원 구성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포항은 광주와의 프로 데뷔전서 가능성을 보인 김동현에게 기대를 걸어야 한다. 황지수의 체력 부담은 박준희가 덜어줘야 한다. 최 감독은 "교체로 들어간 김동현의 볼터치와 패스 능력을 어느정도 확인했다"면서 "기존 선수들보다는 백업 자원들을 활용할 것"이라고 대비책을 내놓았다./doly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