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일궈낸 결과였다. '패트리어트' 정조국(광주)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현실로 증명했다.
광주의 반란이 시작됐다. 약체라고 평가 받았던 광주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12일 열린 올 시즌 개막전서 포항과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광주의 공격은 정조국이 이끌었다. 그는 2골을 터트리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광주 남기일 감독은 정조국에 대해 "정조국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하지만 분명 달라질 것이다. 그의 득점으로 무게감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정조국의 광주 데뷔전은 완벽했다. 정조국은 전반 17분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해 공을 이어받았고, 감각적으로 꺾어 찬 공은 포항 골키퍼 신화용을 뚫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 내내 위협적이었다. 이 경기에서 첫 번째 유효슈팅을 기록한 선수도 정조국이었다. 전반 14분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며 포항의 수비를 흔들었다. 결국 추가골을 뽑아내며 첫 경기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이미 정조국에 대해 남기일 감독의 믿음은 대단했다. 서울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기량을 통해 올 시즌 득점왕 등극도 가능할 것이라 믿었다.
정조국 본인도 의지가 굉장하다. 가족애가 대단한 그는 서울에서 광주로 이적하며 홀로 내려왔다. 집사람과 아들을 서울에 남겨두고 왔다. 더욱 그의 의지가 공고해 지는 순간이었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더욱 컸다. 경찰청 제대 후 서울로 복귀한 그는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2003년과 2010년 두자릿수 득점을 올릴 때와 너무 차이가 났다. 지난해 그는 11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에 그쳤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컸고 가족들을 볼 면목도 없었다.
특히 아내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프랑스에서 아이까지 돌보면서 내조를 해냈던 아내는 정조국의 경기력이 떨어지자 함께 미안해 했다. 정조국 본인도 아내에게 짜증과 부담을 털고 싶어했다. 그의 아내인 김성은은 연기자다. 본인의 처지도 완벽하지 않았지만 남편을 위해 모두 참았다.
팀을 옮길 때도 정조국은 아내의 믿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족이 흩어지는 순간에도 모두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정조국의 기세우기에 나섰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었을 뿐이다. 그러나 정조국이 가족 특히 아내를 위하는 마음은 어느 때 보다 크다. 분명 경기를 통해 미안한 마음을 털어낼 작정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