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수가 격감할 것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본격적인 고척돔 사용을 앞두고 몇가지 예상되는 특성을 미리 공개했다. 첫 번째는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대신 3루타가 많을 것이고, 두 번째는 외야 펜스가 공을 튕겨내지 않고 세 번째는 내야의 높은 뜬공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지난 12일 KIA와의 경기를 위해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염감독은 "고척돔의 좌중간과 우중간이 대단히 깊다. 홈런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박병호가 있더라도 50홈런을 불가능할 것이다. 대신 좌중간 우중간으로 빠지는 3루타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외야의 펜스도 거론했다. 그는 "외야펜스도 쿠션이 대단히 좋아 공을 튕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밑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이런 경우에는 야수들이 직접 펜스까지 달려가 처리해야 한다. 펜스 위의 그물망도 공을 튕기지 않는다. 발 빠른 외야수들이 필요하다. 특히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끊어줄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진 중견수를 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척돔은 좌우 99m, 중앙 122m, 높이 3.8m로 큰 구장에 속한다. 기존 목동구장은 좌우 98m, 중앙 118m, 높이 2m로 홈런 공장이었다. 고척돔은 홈런보다는 2~3루타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염감독은 작년부터 젊고 빠른 선수들을 앞세워 고척돔에 맞는 빠른 야구를 준비해왔다.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유한준도 FA 이적해 기본적인 홈런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염감독은 "만일 홈런타자만 있었다면 고척돔 야구가 답답해질 수도 있었다. 세 선수의 이적과 고척돔 변수로 홈런수는 대폭 줄어들것이다. 대신 본격적으로 빠른 야구를 펼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내야의 뜬공 처리이다. 염감독은 "뜬공 가운데 내야 플라이 처리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야수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볼 때 공이 시설물에 순간적으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야수들의 적응이 필요한 대목이다"고 말했다. 넥센 선수들도 실제로 천장 구조물과 천이 흰색으로 되어 있어 공을 찾아내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염감독은 마지막으로 "내야 그라운드의 주루 공간은 맨땅인데 국내 구장 가운데 가장 좋은 흙을 사용하는 것 같다. 그라운드의 인조잔디는 짧은 맛이 있지만 그리 딱딱하지 않아 야구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이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넥센은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고척돔에서 훈련을 펼치며 적응시간을 가졌다. 마무리 공사가 끝나지 않아 시범경기 초반 1주일은 원정길이었다. 오는 15일 SK와의 2연전을 시작으로 10경기를 고척돔에서 경기한다. 실전을 통해 완벽하게 고척돔 적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