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흥국생명의 봄 배구는 2경기가 끝이었다. 그러나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충분히 긍정적인 면을 엿볼 수도 있었다.
흥국생명은 1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현대건설과의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지면서 플레이오프 2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1세트를 잡고도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아쉽게 역전패했다. 1차전에서도 그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법한 플레이오프였다.
결과적으로 시즌 중반 부상으로 교체된 테일러 심슨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트라이아웃 제도에서는 갑작스러운 뒤꿈치 부상을 당한 테일러의 교체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고육지책으로 센터인 알렉시스 올가드를 영입했지만 화력 측면에서 역부족이었다. 현대건설을 상대로 이재영이 후위에 있을 때 마땅한 공격 옵션을 찾지 못하고 분위기를 내줬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과 신진급 선수들의 조화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2년차에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한 이재영을 중심으로 한 국내 선수들의 성장이 뚜렷했다. 비록 올 시즌은 5년 만의 봄 배구에 만족해야 했지만 다음 시즌에는 더 강해질 수 있는 여지와 함께 시즌을 마감했다고 볼 수 있다.
이재영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공·수에서 짊어지고 있는 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V-리그 전체 토종 득점 1위, 리시브 3위에 오르며 팀을 이끌었다. 트라이아웃 제도로 외국인 선수들의 화력이 약해진 가운데 김수지와 김혜진이라는 베테랑 센터들은 충분히 위협적인 공격 옵션들이었다.
여기에 정시영이 정규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또 다른 가능성을 내비쳤고 그간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던 신연경 공윤희도 성장세도 위안이었다. 여기에 올해 신인답지 않은 당찬 활약을 선보였던 이한비도 분명한 수확이었다. 세터 조송화는 올 시즌 주전으로 한 시즌을 이끌어가며 배운 경험이 적지 않을 터였다.
흥국생명은 여자부 6개 구단 중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가장 중요한 시점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최악의 상황도 있었다. 그럼에도 똘똘 뭉쳐 3위 자리를 지켜냈다.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 측면에서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 단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흥국생명이 다음 시즌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시즌을 마감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