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대표적인 잠수함 투수 이재곤(28)과 김성배(34)가 4이닝을 무자책점을 틀어막으며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는 ‘어뢰투’를 선보였다.
롯데는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3으로 승리를 거두며 시범경기 3연패를 탈출했다.
롯데는 팀의 잠수함 투수들인 이재곤이 3이닝 40구 1피안타 1사구 1실점(1자책점)으로 팀 승리의 기반을 닦았다. 7회엔 또 다른 잠수함 투수인 김성배가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대표적인 잠수함 투수 2명이 과거의 영광을 연상시키는 역투로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이날 롯데는 젊은 좌완 차재용을 선발로 내세웠다. 차재용은 불안했지만 3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롯데는 두 번째 투수로 잠수함 이재곤을 올렸다. 지난 9일 울산 SK전(2이닝 1볼넷 무실점) 등판한 이후 두 번째 등판이었다.
이재곤은 그동안 사이드암 궤적에서 공을 뿌렸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선 팔의 각도를 더 내리고 공을 뿌리고 있다. 주 무기인 싱커의 움직임을 극대화하기 위한 몸부림인 듯 했다.
이재곤은 특유의 싱킹성 움직임의 빠른공과 커브를 활용해 타자들을 요리했다. 4회 선두타자 이형종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손주인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지만 강승호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엔 완전히 선두타자 황목치승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이재곤은 본인이 공을 잡은 뒤 1루 악송구를 범해 2루까지 진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이재곤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공을 던졌다. 임훈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1사 3루를 만든 뒤 김용의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1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다.
6회에도 선두타자 이병규(7번)에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이재곤은 초구에 후속 최경철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해 다시 한 번 병살타를 솎아내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후 이형종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빠른공 최고 구속은 125km에 그쳤지만 공의 움직임은 예전보다 더 심해졌다. 10타자를 상대하면서 병살타는 2개를 솎아냈고 위기에서도 땅볼로 자신만의 투구를 선보였다.

이후 등장한 김성배 역시 1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주긴 했지만 포크볼과 빠른공 조합을 적절히 섞어가며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이재곤과 김성배 모두 롯데에서 짧은 전성기를 보냈다. 이재곤은 지난 2010년 혜성같이 등장해 선발 투수로 나서 22경기 8승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하며 롯데 마운드의 미래로 불렸다. 그러나 이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면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었다.
김성배 역시 마찬가지. 김성배도 지난 2012년 롯데로 팀을 옮긴 뒤 ‘꿀성배’로 불리우며 필승계투조로 거듭났다. 2013년에는 31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김성배 역시 지난 2년 동안 부침이 심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이재곤과 김성배가 시범경기 호투를 펼치면서 올해는 정말 다를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이재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