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좋을 순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앨런 웹스터(투수)와 아롬 발디리스(내야수)가 13일 대전 한화전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8-1 승리를 이끌었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한 모습에 골머리를 앓았던 류중일 감독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오늘만 같아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웹스터는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선 웹스터는 4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류중일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외국인 특급 선발의 모습 그대로였다. 총 투구수는 77개. 최고 153km의 빠른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4회 1사 만루서 허도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점을 내줬을 뿐 외국인 선발 특급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발디리스는 12일까지 타율은 3할8리(13타수 4안타)로 높지만 장타 생산 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4안타 모두 단타였다. 류중일 감독은 전날까지 3번 타자로 나섰던 발디리스가 장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중심 타선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류중일 감독의 마음이 전해졌을까. 발디리스는 1회 첫 타석에서 시범경기 첫 대포를 쏘아 올렸다.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발디리스는 1회 2사 주자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섰고 한화 선발 김용주의 4구째 체인지업(124km)을 잡아 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10m. 6회 1사 1,2루서 좌전 안타를 때려 타점을 추가했다.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어느 만큼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들이 삼성의 명운을 쥐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 이날 만큼만 해준다면 삼성의 정상 탈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what@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