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 빙의’ 된 에밋, 클래스가 달랐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3.13 18: 52

KBL수준에서는 도저히 막을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안드레 에밋(34, KCC)이 클래스가 다른 농구를 선보였다. 
전주 KCC는 13일 오후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113-92로 압도했다. KCC(3승 1패)는 오는 19일부터 고양 오리온을 상대로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KGC의 관건은 에밋 봉쇄에 있었다. 3차전서 마리오 리틀이 에밋을 1대1로 잘 막았다. 김승기 감독은 지역방어까지 혼합한 매치업존으로 에밋을 곤란하게 했다. 그럼에도 에밋은 28점을 폭발시키며 활약했다. 평소 그에게 33점은 쉽게 줬던 것을 감안하면 잘 막은 셈이었다. 

문제가 생겼다. 3차전 발목을 다친 오세근은 4차전 결장했다. 높이열세를 의식한 KGC는 찰스 로드를 선발로 썼다. 양희종이 에밋을 막으려 선발로 나왔지만 무리였다. 에밋은 1쿼터 6득점을 뽑아내며 서서히 시동을 걸었다. 2쿼터 에밋은 슈팅 100%를 기록했다. 큰 선수가 막으면 외곽슛을 넣고, 작은 선수가 붙으면 그대로 돌진해 바스켓카운트를 따냈다. 
에밋은 상대 센터를 넘기는 플로터를 선보였다. 백보드 위 높이까지 솟은 공이 림에 빨려들었다. 파울 이후 나온 득점이라 인정은 되지 않았다. KGC 팬들까지 탄성을 지를 정도로 에밋의 테크닉은 KBL 수준을 초월했다. 2쿼터 막판 김기윤을 뚫고 들어가 추가파울까지 얻었다. KCC가 전반전 넣은 65점은 KBL 플레이오프 기록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한 골’을 넣는 에밋이 있기에 KCC는 전혀 걱정이 없었다. 김승기 감독은 수비가 좋은 신인 문성곤까지 넣어봤다. 에밋은 더블클러치로 가볍게 제치고 득점을 뽑았다. 노룩패스, 비하인드 드리블, 플로터 등 농구의 진기명기가 에밋 손끝에서 마구 쏟아졌다. 
에밋은 3쿼터 15점, 4쿼터 12점을 폭격했다. 아무리 수비해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에밋은 ‘KBL의 스테판 커리’였다. 에밋은 총 41점을 올리며 KCC를 챔프전으로 인도했다. “에밋은 피트 마이클을 능가하는 역대 최고선수”라는 추승균 감독의 극찬이 과하지 않을 정도였다. 
과연 오리온은 에밋에 대한 해법이 있을까. 에밋이 있기에 KCC는 챔프전이 든든하기만 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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