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챔프전행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KEB하나은행은 13일 부천체육관에서 개최된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2승제) 3차전서 KB스타즈를 66-65로 힘겹게 제압했다.
이로써 KEB하나은행은 1패 뒤 2연승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챔프전에 오르는 기적을 써냈다. KEB하나은행은 절대강자 춘천 우리은행과 5전3승제의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김정은은 경기 후 인터뷰서 "1차전에 졌을 때에도 챔프전에 못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은 안들었다. 플레이오프 시작 전에 흥분된 상태였는데 신나게 못했다"면서 "오늘 조금 더 집중했고, 느낌대로 자신 있게 하려고 했는데 잘됐다. 11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한 게 처음이라 정말 기쁜 날이다"라고 감격에 찬 소감을 밝혔다.
KEB하나은행의 주장 김정은은 무려 11년 만에 처음으로 챔프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15점 6리바운드 1스틸 3굿디펜스를 기록하며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그간 소속팀이 줄곧 하위권에 머문 터라 정상 문턱을 밟아보지 못했던 그는 이날 챔프전행이 확정되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김정은은 "챔프전에 올라가면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우승하면 울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감격스러웠다"면서 "좀 촌스러웠을 것이다. 시소게임이라 끝난 뒤 '드디어 올라갔구나'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고백했다.
이어 "챔프전에 오르기까지 11년이 걸렸다.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기회가 앞에 있다. 감독님이 매번 말하는 죽기살기로 하겠다.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후회없이 경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즌이 끝난 뒤 품절녀가 되는 김정은은 "시즌 전에 날을 잡았는데 무릎을 다쳐서 연기도 고민했다"면서 "양가 부모님의 의견도 있어 시즌 뒤 결혼을 결정했다. 동기부여가 있어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 예비신랑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그간의 고충도 속 시원히 털어놨다. 김정은은 "내가 예전 만큼 공격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특기가 돌파인데 인사이드에만 공을 넣어주다 보니 고충이 있었다. 오늘도 외곽에 있었지만 작은 틈이 보이면 드라이브인을 하면서 기분을 업했다. 중요한 경기라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활약 비결을 밝혔다.
우리은행전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임)영희 언니나 (박)혜진이 터지면 힘들다. 공격 만큼 수비가 중요하다. 첼시와 모스비에게 공격이 쏠리는 걸 대비할테니 외곽에서 힘이 되줘야 한다"면서 "수비와 리바운드가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워낙 기본기가 탄탄해 밀리지 않아야 한다. 정말 잘 뛰는 팀이기 때문에 주력에 밀리지 않고 기본기에 충실하면 좋은 경기가 가능하다"고 전의를 불태웠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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