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함 높은 평가, “엘리트 마무리 본보기”
언어 장벽 등 한국 선수들 적응 중요 지적
시범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에 대해 엘리트 마무리의 좋은 예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 선수들의 미국 적응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이겨낼 만한 경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미 유력언론인 ‘뉴스데이’의 베테랑 기자 데이빗 레넌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오승환이 걸어온 길을 밟으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MLB행 러시에 대해 다뤘다. 레넌은 한국 선수들의 MLB 적응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명제임을 강조하면서도 오승환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좋은 전망을 내렸다. 한국 선수들의 행보도 넓어질 것임을 예상했다.
레넌은 오승환이 대학 재학 시절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이야기를 꺼냈다. 레넌은 많은 미국 선수들이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있지만, 오승환처럼 21살에 수술을 받은 경우는 흔치 않다고 짚었다. 오승환도 “당시에는 재활을 전문적으로 할 시설도 없었다”라고 떠올리면서 “일종의 모험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줬고 심리적인 강인함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내 경력의 발판을 만든 시기”라고 말했다.
이에 레넌은 “비록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마무리가 아닌) 셋업맨 역할을 더 수행하겠지만, 오승환은 엘리트 마무리가 가져야 할 요소들의 완벽한 본보기”라고 극찬했다. 기량과 심리적인 측면 모두가 그렇다는 것이다. 레넌은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오히려 더 강해져 돌아갈 수 있는 회복력을 가졌다”라면서 “이렇게 마운드에서 쉽게 흥분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오승환은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승환을 비롯한 한국인 선수들은 적응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구 내적인 부분은 물론, 현지 문화 등에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어적인 장벽도 무시 못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레넌은 모든 팀에는 스페인 통역이 가능한 스태프들이 있어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선수들이 천천히 적응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인 선수들은 고립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통역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면 친분을 쌓기 어렵다는 냉정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