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도루 2.52개 최다 페이스
LG 최다 11개 도루, 발야구 주도
2016 KBO리그 시범경기가 개막 일주일을 지났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과감한 주루와 도루 숫자 증가다.

13일까지 치러진 시범경기 총 25게임에서 도루 63개가 나왔다. 경기당 평균 2.52개. 도루 실패 38개까지 포함하면 한 경기에 도루 시도가 4.04번에 달한다. 정규시즌과 달리 승패에 부담이 없는 시범경기는 죽더라도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대세를 이룬다. 빠른 발을 테스트하고, 상대 배터리를 파악하기 좋은 실전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다르다. 지난 2002년 이후 KBO 시범경기 집계를 보면 역대 최다 도루 페이스. 경기당 평균 수치로 볼 때 2008년 2.60개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그해 시범경기에서는 총 48경기에서 125개의 도루가 나왔다. 도루 실패 52개를 포함하면 평균 3.69번의 시도.
도루 시도 자체는 올해 시범경기가 2002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2008년 시범경기에서 분 도루 열풍은 그쯤 대세가 된 '발야구'와 무관하지 않다. 2007년 SK와 두산이 한 베이스를 더 노리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발야구를 선도했고, 그 이듬해 시범경기부터 다른 팀들까지 흐름을 탔다.
올해도 그런 분위기가 없지 않다. 지난해까지 타고투저가 대세였지만 공인구가 하나로 통일되고, 스트라이크존도 다소 넓어졌다는 시각이 크다. 여기에 리그를 이끈 대형 타자들이 미국과 일본으로 떠나며 장타력이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1점을 좌우할 발야구가 더욱 중요해졌다.
시범경기에서 발야구를 주도하는 팀은 LG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으로서 팀컬러를 바꿨다. 5경기에서 최다 1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고, 도루 실패 역시 7개로 가장 많다. 김용의가 3개 도루로 가장 많지만 그 포함 무려 8명의 선수가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달린다.
야마이코 나바로와 박석민이 떠난 삼성도 스피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9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실패는 1번뿐이다. 이영욱(4개), 최선호(2개) 등 백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박병호와 유한준이 빠진 넥센도 고척돔 시대를 맞아 스피드에 포커스를 맞추며 본격적인 발야구를 펼칠 기세다.
과연 타고투저의 시대가 막 내리고 발야구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까. 시범경기가 그 전주곡이 될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