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전된 그로저, 삼성화재 대책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14 06: 51

팀 공격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는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에 이르렀다. 위기에 몰린 삼성화재가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렇지 않으면 포스트시즌 조기 탈락이 불가피하다.
삼성화재는 1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 2015-2016 NH농협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을 꺾고 올라온 삼성화재는 12일 안산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분위기가 좋았던 1세트에서 역전패를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3판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에 몰린 삼성화재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가지 못한 역사가 없었던 팀 전통이 깨질 위기이기도 하다. 결국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에 치우친 공격 루트를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로저에 의존했던 1차전에서는 완패를 면치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로저는 올 시즌 득점 부문 1위에 오르며 세계 최정상급 라이트 공격수의 명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공격에서 너무 많은 짐을 안고 있다. 결국 시즌 중반부터 몸에 탈이 났다. 무릎과 근육 통증이 그로저를 괴롭혔다. 어깨 상태도 성하지 않다. 그로저는 지난 1차전에도 몇 차례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보수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로저의 괴력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시몬을 필두로 한 OK저축은행의 높이가 만만치 않은데다 그로저는 이미 체력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나머지 선수들이 짐을 나눠들어야 한다.
안정적인 리시브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강서브가 대세인 현대 배구에서 예전만큼 예쁜 리시브를 경기 내내 배달해주기는 어렵다. 결국 세터 유광우의 움직임과 손끝에 관심이 몰린다. 한편 리시브가 어느 정도 될 때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중앙 공격수들의 속공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도 모범 답안에 나와 있다. 삼성화재는 두 선수가 절정의 공격력을 뽐냈던 대한항공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경기를 쉽게 풀어 나갔다.
리시브에서의 불안이 공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류윤식 최귀엽 이강주 등 레프트 공격수들의 분전도 관심거리다. 어차피 이틀 사이에 선수들의 기량이 확 달라지거나, 체력이 급격히 보충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점은 시즌이 끝난 뒤에 생각하고,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삼성화재가 승부를 3차전으로 몰고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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