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국, "득점왕? 감독님과 신뢰 관계 표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3.14 13: 30

"득점왕이 될 수도 있다고 하신 건 나와 신뢰 관계를 표현하신 것 같다".
부활포라고 해야 할까. 정조국(32, 광주 FC)이 지난 12일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멀티골을 기록했다. 정조국은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비록 광주가 3-3으로 비겨 승리의 기쁨까지 차지할 수는 없었지만, 정조국이라는 이름을 다시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광주 유니폼을 입은 정조국은 낯설기만 하다. 2003년 안양 LG에서 데뷔한 후 해외 리그와 병역 의무를 위해 안산 경찰청에서 뛴 것을 제외하면 한 팀에만 있었다. 그런 그가 광주행을 선택한 건 도전이었고,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12일 포항전을 마치고 광주로 돌아온 정조국은 휴식일인 13일 동료 이종민과 함께 광양에 방문해 전남 드래곤즈와 수원 FC의 경기를 관전했다. 정조국은 "아쉽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이런 것이 축구인 듯 하다. 아쉽다"라며 전날 열린 경기의 소회를 밝혔다.
그럴 수밖에 없다. 광주는 2-0으로 이기다가 2-3으로 역전을 당했다. 다행히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어 3-3을 만들었지만 눈앞까지 다가왔던 승리를 놓쳤다는 사실은 모든 선수에게 아쉬움을 준다. 광주 남기일 감독은 "보약을 먹었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정조국은 "선수들이 모두 아쉬워했다. 퇴장을 당한 (이)으뜸이는 자기 때문에 팀이 힘들어졌다는 생각에 미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게 축구다"면서 "남들이 다 포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3-3을 만들었다. 앞으로 치를 경기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남기일 감독은 개막전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정조국의 득점왕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조국은 개막전에서 2골로 보답했다.
정조국은 "그렇게 말씀하신 건 나와 신뢰 관계를 표현하신 것 같다. 믿음이 있어서 경직되지 않고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한 경기이지만 감독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드린 것 같다. 지금도 부담을 안 주신다. 그래서 좀 더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개막전의 2골은 정조국에게도 확신을 주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팀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있었다. 훈련을 잘하고 연습경기를 통해 조금씩 확신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직 만족한 것은 아니다. 정조국은 "아직 100%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골은 넣었지만 앞에서 좀 더 버텨줘야 했다. 그런 면에서 경기력이 더 좋아져야 한다. 날씨가 좋아지면 나아질 것이다. 감독님의 축구를 100% 이행하는 시기가 아닌 만큼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질 것이다"고 밝은 미래를 전망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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