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현실적으로 올 시즌을 바라본다.
넥센은 14일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2016시즌 필승기원제'를 지냈다. 이장석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프런트 전원과 염경엽 감독 및 코칭스태프, 선수단 대표 10명이 참석해 고사를 지내고 마운드와 외야에 막걸리를 뿌리며 부상 없는 시즌을 기원했다.
특히 올해는 목동구장을 떠나 새 홈그라운드인 고척돔에서 지내는 첫 고사였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코칭스태프는 그라운드를 유독 정성스럽게 밟으며 선수들이 새 구장에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랐다. 또 하나 바뀐 것은 '필승기원제'라는 이름.

넥센은 2013시즌부터 '우승기원제'라는 이름으로 매년 시즌을 앞두고 고사를 지냈다. 원래는 필승 기원 고사 정도의 타이틀이었으나 전력을 강화하고 대권에 도전할 만한 환경을 갖추면서 우승을 바라봤다. 그러나 올해는 다시 우승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고사를 마친 이 대표는 "현실적으로 우승을 할 전력은 아니라고 바라봤다. 올해 성적에 대한 기대치는 냉정하게 크지 않다. 올해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 그 과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다. 2011년 강제 리빌딩이 아니라 2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강)정호가 빠져나갔을 때부터 계획했던 리빌딩이다. FA 한두 명은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것도 각오했다. 올해는 2011년부터 뽑은 유망주들이 본격적으로 1군에서 테스트를 받는 해라고 생각한다. 1군 핵심선수가 될 수 있게 꾸준히 믿음을 주는 것이 올해 핵심 키워드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지금 우리가 우승을 해도 불공평할 것 같다. 돈을 많이 써서 우승을 해도 불공평하다고 할 수 있지만 리빌딩 첫 해에 우승을 하면 불공평하다. 현재 외야수에 좋은 선수들이 많고 선발투수는 장원삼이 트레이드된 뒤로 많이 약해졌지만 하영민에 기대가 크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다시 우승기원제로 이름을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선발과 마무리 투수, 중심타선이 대거 유출되면서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넥센. 팀 내부에서도 올해보다는 2~3년 후가 기대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올해 많은 기회를 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냉정하게 '우승'이라는 말을 뺀 넥센이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느낌이 강한 것도 그 때문이다. /autumnbb@osen.co.kr
[사진] 고척=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