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현대캐피탈 5전3선승제 챔프전
OK, 객관적인 전력 열세 뒤집을 전략·분위기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열세, 그래도 쉽게 물러설 순 없다. OK저축은행이 18연승 신기록을 세운 '거함' 현대캐피탈과 18일부터 5전3선승제의 챔프전을 갖는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4일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승리, 2연승으로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세터 이민규와 센터 김규민의 부상 공백에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으로 삼성화재를 따돌렸다. 다만 챔프전 상대가 최고 기세를 자랑하는 현대캐피탈이라 여러모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실제로 3번의 후반기 맞대결에서 OK저축은행은 모두 셧아웃 패배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한 경기라도 이기고 싶다. 후반기에는 한 세트도 못 땄다. 전력으로 볼 때 현대캐피탈이 한 수 위다. 스피드 배구가 자리 잡았고, 수비도 워낙 좋다. 공격에서 2~3점씩 차고 나가면 잡기 힘들다"며 객관적 전력은 현대캐피탈의 우위를 인정했다. 송희채도 "현대캐피탈이 강한 건 사실이다. 리그를 압도한 팀의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챔프전을 쉽게 내줄 생각은 없다. 김세진 감독은 "우리 스타일대로 공격적인 서브로 승부해보겠다"면서도 "변형을 줘야 할 것이다. 따라다니는 블로킹을 없이 맨투맨으로 앞 사람을 막고, 노마크로 줄 사람은 주겠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수비 방법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스피드 배구를 하다고 해서 오레올의 공격 비중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블로킹 한 자리에서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기다려주고, 서브 리시브도 범위 내에서 다한다. 현대캐피탈 전력의 50%라 오레올을 흔드는 게 가장 중요할 듯하다"고 오레올 공략을 챔프전 관건으로 밝혔다.

전략 변화와 함께 최고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도 과제다. 김 감독은 "작년 우승 멤버보다 떨어지지만 곽명우 등이 큰 경기를 치러내며 경험이 쌓인 것에 기대해 볼만하다. 정규리그-플레이오프를 일찍 끝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문제없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선수들도 최대한 즐기겠다는 마음이다. 송희채는 "플레이오프 내내 재미있게 경기했다. 지난해 좋았던 느낌이 난다. 챔프전에서 질 수도 있지만 지금 선수들과 같이 운동하는 게 마지막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전술보다는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 도전자 입장으로 부딪쳐서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겠다"고 분위기를 강조했다.
세터 곽명우 역시 "경험이 부족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선수들이 모두 잘해줘 믿고 할 수 있었다. 준비 과정에 좋아 자신감도 있었다. 하기도 전에 기죽으면 안 된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다들 미쳐 있었던 것 같다"며 "좋은 리듬과 배구 흐름, 긍정적인 마인드와 하나라도 더 올리려는 투혼 4가지를 생각하겠다"고 챔프전에 각오를 드러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