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적극적인 베이스러닝
전통의 느림보 군단 뗄 과제는
"김태균도 스틸하겠던데".

한화 김성근 감독의 농담 아닌 농담이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에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을 해도 좋을 시기. 김 감독은 "지금이야 어느 팀이든 막 뛰려고 하지 않는가"라면서도 "요즘은 김태균도 스틸하겠더라. 1루에서 막 뛰려고 한다"고 허허 웃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발야구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화는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5경기에서 팀 도루 5개로 여전히 8위 하위권. 도루 실패 3개를 포함한 도루 시도는 8번으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한화는 지난해 김성근 감독 부임에도 불구하고 도루는 증가하지 않았다. 팀 도루가 80개로 최소였고, 도루성공률도 63.0%로 9위에 머물렀다. 선발 라인업에서 이용규(28개) 정근우(21개), 테이블세터를 제외하면 단독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없었다.
김 감독 스스로도 "지난해에는 내가 원한 야구가 하나도 되지 않았다. 기동력이 살아나지 않았다"며 도루 숫자가 부족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스피드를 키우기 위해 2차 드래프트에서 장민석을 1라운드에 지명했고, 이동훈·강상원 등 신인들을 집중 조련했다.

어느 정도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10라운드 신인 강상원은 시범경기에서 대주자로 투입돼 도루 2개를 했다. 1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상대 배터리가 피치아웃까지 할 정도로 집중 견제를 받은 결과였다. 김 감독은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라며 그의 성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강상원은 경기 후반 타이트한 승부처에서 기용될 자원이라 팀 도루 숫자를 대폭적으로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베이스 더 가는 베이스러닝과 적극적인 스킵 동작으로 상대팀을 괴롭힐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단독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가 얼마나 많으냐가 관건이다.
키는 장민석과 하주석이 쥐고 있다. 장민석은 2010년 41도루 포함 20도루 이상 시즌이 3번 있다. 하주석 역시 지난해 2군 퓨처스 도루왕(41개)의 주력을 갖췄다. 장민석은 종아리 부상에서 이제 막 복귀했고, 하주석도 허리 통증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다. 이들이 각각 외야와 내야 한 자리씩 차지할 경우 이용규·정근우와 함께 라인업에 4명이 단독 도루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한화 발야구의 성공 여부도 결국은 이들에게 달려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