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선수들의 시범경기 활약, '늦깎이 돌풍'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3.15 06: 07

시범경기 두각 나타내는 무명 선수들 
백상원·국해성 타격 1~2위 돌풍 중심
시범경기는 뉴 페이스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특히 적잖은 시간 무명으로 지낸 선수들에겐 생존을 위한 절박한 무대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늦깎이 선수 깜짝 열풍이 불고 있다. 20대 후반으로 꺾이는 시점, 절박한 심정으로 시범경기를 누비고 있다. 

삼성 내야수 백상원(28)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0년 4라운드 전체 2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백상원은 6년간 1군 통산 88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야마이코 나바로의 일본 진출, 조동찬의 더딘 부상 회복을 틈타 시범경기에서 주전 2루수로 기회를 받고 있다. 시범경기 첫 주 6경기 17타수 10안타 4볼넷으로 타율(.588) 출루율(.667) 모두 1위에 올라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금 같으면 백상원이 주전 2루수"라고 말했다. 
두산 외야수 국해성(27)도 백상원 못지않은 존재감이다. 시범경기 5게임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 2홈런 9타점. 타율 2위에 타점 공동 1위. 안타 6개 중 2루타 3개, 홈런 2개로 장타율도 1위(1.071)에 올랐다. 2008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올해로 9년차이지만, 1군 기록은 2시즌 14경기가 전부. 리그에 몇 안 되는 스위치히터로 희소성도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금 팀에서 가장 감이 좋다.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화 투수 장민재(26)도 서서히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2차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입단한 8년차이지만, 1군 성적은 3시즌 53경기 2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 6.25. 팀 내에서 최고 성실파로 인정받을 만큼 겨우내 각고의 노력을 한 그는 볼끝을 살리고, 커브·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연마하며 눈에 띄게 성장했다. 시범경기 2게임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행진. 한화 김성근 감독은 "캠프에서 내 방을 수시로 찾아와서 배울 정도로 열의가 있었다"며 기대하고 있다. 
넥센 투수 신재영(27)은 아직 1군 기록이 없다. 지난 2012년 NC에 8라운드 전체 69순위로 지명된 뒤 이듬해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 시즌 1군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범경기 2게임 2⅔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행진.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신재영이 괜찮다. 1군에서 충분히 쓸 수 있는 투수다. 사이드암이지만 좌타자 상대로 던질 싱커와 체인지업이 있다"고 기대했다. 
삼성 투수 김동호(31)도 빼놓을 수 없는 늦깎이 돌풍의 주역 중 하나. 불펜포수 출신으로 2009년 한화 육성선수로 입단했으나 방출된 뒤 고양 원더스를 거쳐 2014년 삼성을 통해 프로에 돌아왔다. 아직 1군 기록은 없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의 페이스가 좋다. 3게임 동안 4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무자책)으로 세이브 하나를 올렸다. 마운드에 변수가 많은 삼성은 그를 주목한다. 류중일 감독도 "김동호의 컨트롤이 많이 잡혔다. 새로운 투수 중에서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LG 외야수 이천웅(28) 역시 리빌딩하고 있는 팀에 새로운 스타로 부각되고 있다. 2011년 육성선수로 입다난 그는 1군 출장은 2시즌 14경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해 시범경기 5게임에서 13타수 5안타 타율 3할8푼5리 2타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강한 어깨로 수비에서도 괜찮은 모습. LG 양상문 감독도 "외야의 세 자리가 다 된다. 타격도 좋고, 도루도 할 수 있다"며 이천웅의 성장세에 반색하고 있다. 
늦깎이 무명선수들이 시범경기 첫 주 돌풍을 정규시즌까지 잘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waw@osen.co.kr
[사진] 백상원-국해성-장민재-신재영(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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