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12, 문원초)은 ‘피겨여왕’ 김연아(26)의 강한 정신력까지 쏙 빼닮았다.
유영은 지난 11일 오스트리아 티롤주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2016국제빙상연맹(ISU) 티롤컵 여자 피겨 싱글 어드밴스드 노비스(만 13세 이하)에서 총점 134.75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대회서 첫 우승을 차지한 유영은 ‘포스트 김연아’라는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어려움이 많은 대회였다. 유영은 대회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계단에서 넘어져 왼쪽 무릎피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6바늘을 꿰맨 부상이었다. 하지만 유영은 치료 후 곧바로 대회준비와 훈련에 전념했고, 우승까지 차지하는 강한 정신력을 보였다.

15일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유영은 “계단에서 넘어져 무릎이 찢어졌다. 6바늘을 꿰맸다. 아파도 할 거면 다 하자는 생각으로 대회를 치렀다. 안 아프게 상처를 꿰매서 신경 안 썼다. 지금은 괜찮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가냘픈 체격의 유영은 같은 나이의 일반 초등학생과 비교해도 오히려 작은 편이다.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일까.
유영은 지난해 8월 열린 2015 아시안 트로피 어드밴스드 노비스 부문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그에게 유럽에서 열린 국제대회 참가는 처음이었다. 유영은 “첫 대회는 한국선수들도 있었고, 가까운 나라서 해서 비행이 안 힘들었다. 이번 대회는 유럽에서 했고, 한국선수들도 없어 부담이 있었다. 떨렸지만 잘 견뎌냈다”고 대답했다. 유영은 처음 겪는 오랜 비행과 새로운 환경도 잘 극복해냈다.

경기 중 유영은 트리플 루프-플립에서 실수가 나와 0.5점 감점을 당했다. 유영은 우승보다 실수에 더 신경을 쓰며 “실수를 안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우승해서 기쁘지만 클린을 하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며 욕심을 보였다.
김연아를 빼닮은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 유영은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전문가들은 첫 국제대회 우승이 유영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