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사이드암투수 김재영(23)이 전보다 나은 투구를 펼쳤다. 점점 더 마운드 위에서 안정감을 뽐내며 선발진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재영은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9개의 공을 던지며 3이닝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지난 9일 넥센전과는 달리 큰 위기 없이 순탄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은 “첫 이닝만 잘 던지면 될 것 같다.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했고, 김재영은 김 감독의 바람을 그대로 실천했다.
위기는 1회초가 다였다. 김재영은 첫 타자 문선재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후 2루 도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8타자를 내리 범타처리했다. 2회초 삼자범퇴에 성공하며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3회초에는 강승호와 손주인을 잡은 뒤 문선재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으나 문선재의 2루 도루를 차일목이 저지했다. 무실점 투구 후 4회부터 권혁과 교체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안정감이었다. 이날 김재영은 최고구속 143km 패스트볼을 꾸준히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문선재와의 두 번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게 옥의티였을 뿐, 다른 타자들은 침착하게 묶었다. 커브의 각도도 크게 이뤄졌고, 포크볼도 헛스윙을 유도할 만했다.
무엇보다 김재영은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신인투수임에도 성장세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넥센전까지만 해도 첫 이닝 밸런스가 흔들리곤 했으나 이날은 첫 이닝부터 원하는 곳에 공을 던졌다. 그러면서 이날 마운드에 오른 한화 투수 중 유일하게 무피안타 투구를 했다.
한화의 올 시즌 최대 아킬레스건은 선발진이다. 외국인 1선발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있으나, 로저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줄 특급 선발투수가 부족하다. 로저스와 안영명 외에는 두 자릿수 승 혹은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이는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지곤 했다.
김재영의 맹활약을 벌써부터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한화 선발진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순수 신인선수의 활약이 드문 KBO리그 전체에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 drjose7@osen.co.kr
[사진] 대전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