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최초로 바둑 대국에 나섰던 이세돌 9단이 마지막까지 미세한 대결을 펼쳤지만 결국 웃지 못했다.
자신의 의지대로 다소 불리한 흑돌을 잡은 이세돌 9단은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중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에서 패했다.
이 9단은 5시간에 걸친 대국에서 막판까지 알파고와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결국 280수만에 불계패했다. 막판 계가까지 가는 접전이었으나 마지막에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결국 돌을 거뒀다.
이로써 이 9단은 최종 1승 4패를 기록하면서 '세기의 대결'로 불린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을 끝마쳤다.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은 인공지능의 압도적인 우세로 막을 내렸다.
우승은 이미 세 번째 대국에서 알파고에 넘겨준 이 9단이다. 따라서 이날 대국의 승패는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이 9단은 백돌을 잡은 제 4국에서 결정적인 78수째 묘수로 알파고의 오류를 유도, 인류 최초로 바둑 인공지능에 승리한 기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대국에 나섰다.
이 9단은 4국 때처럼 초반부터 빠르게 실리를 취하면서도 최대한 복잡한 수로 대국을 운용해 나갔다. 우상귀, 우하귀, 좌상귀에 확실한 집을 확보한 뒤 알파고의 광활한 중앙 집을 파괴하겠다는 작전으로 나간 것이다.
우하귀 흑17수를 통해 첫 비틀기에 나선 이 9단은 흐름을 완전히 바꾸기 위한 알파고 급소 공략에 돌입했다. 알파고가 백18수로 안면을 몰수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 9단은 흑19수로 강력한 기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 9단은 알파고가 중앙에 큰 집을 투텁게 형성했으나 미지수로 남겨 놓은 곳이 많다고 판단, 좌하귀와 중앙 집을 공략해 나갔다. 이 9단은 계속해서 중앙의 집을 허물기 위해 공략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형세는 서로의 우세를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초미세 접전으로 흘러갔다. 알파고가 의아한 수를 두는가 했지만 완벽한 끝내기에 들어가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해설위원으로 나선 김성룡 9단은 "오늘 알파고는 마치 이창호 9단의 전성기 시절 같았다. 당시 이창호 9단의 상대는 큰 실수 없이 팽팽하게 두고도 끝에는 왜 졌는지 알 수 없었다"면서 "오늘 대국이 바로 그런 대국"이라고 평가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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