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상수라 생각 않는다"
"알파고와 5판을 뒀지만 상수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 소감을 환한 표정으로 솔직하게 밝혔다.
흑돌을 잡은 이세돌 9단은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끝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알파고와의 마지막 제 5국에서 280수만에 불계패했다. 계가까지 갈 정도로 접전을 펼쳤으나 이길 수 없다고 판단, 결국 돌을 거뒀다.
이로써 이 9단은 최종 1승 4패를 기록, '세기의 대결'로 불린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을 마쳤다.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은 인공지능의 압도적인 우세로 막을 내렸다.
이세돌 9단은 경기 후 일문일답에서 "기본적으로 알파고와 5판을 뒀지만 상수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아직은 인간이 해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아쉽다는 차원의 말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 9단은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종의미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면서 "대국 초반 불리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패한 것은 내가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 9단은 "바둑은 물론 즐기는 것이다. 프로든 아마든 즐기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바둑을 즐기고 있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면서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살짝 드러내면서도 "이번 알파고 대국은 원없이 마음껏 즐겼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9단은 "알파고와 대국 후 바둑의 대한 이해보다는 인간의 창의력이라든지, 격언에 있던 말들에 의문이 들었다"면서 "알파고가 놓는 수법들이 기존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을 보면서 그런 의문이 들었다. 좀더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9단은 알파고가 다른 프로기사와 차이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르다? 당연한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아니다. 두는 스타일, 너무나 생소한 환경 등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이 사실"이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끝없이 집중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재대결 가능성에 대해 이 9단은 "정말 다시 붙어도 이게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실력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을 인간이 따라가지 못한다. 실력은 인정할 수 없다. 심리적인 부분은 우세하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